박근혜정부가 25일 임기 3년 차를 맞았다. 임기 반환점을 돈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지지율 하락에서도 보듯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만큼 국민의 뜻과는 반대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 등 범여권은 시의적절한 정책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여권의 숙명임에도 그렇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매번 야당의 발목 잡기만 탓하면서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는 등한시하는 바람에 지지율 추락이라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해 국회가 부동산 3법을 늑장처리한 것을 빗대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여야 대치로 경제살리기 법안들을 적시에 처리하지 못한 것을 콕 찍어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날 '국수 발언'은 적절치 않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여당 내에서도 야당을 자극해 협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법안 통과가 그리 절실했다면 야당 설득과 대(對)국민 호소에 더 적극성을 보였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 여권 인사는 "그러려고 여당 원내대표단이 있고, 청와대에 정무수석 등을 두는 게 아닌가. 청와대는 남은 임기 3년 동안에는 반대 세력과도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총선과 이어질 대선 승리를 위해 결국 여당이 총대를 메야 한다. 그런 차에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기조를 내세운 것은 반길 만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동을)는 이날 "박근혜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2년 전 계획에서 계속 갖고 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을 잘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당이 중심이 돼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해 적극적인 점검과 수정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최근 당'정'청이 정책 혼선으로 국민의 질타와 함께 원망을 산 게 사실"이라며, "당'정'청이 실질적 협의체가 되기 위해선 정부 측이 모든 정책들의 입안 단계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히 상의하고 조율해 달라"고 강력 주문했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와 19대 국회 마지막 해를 맞은 집권 여당이 다시금 지지율을 높이려면 '국민'이라는 잃어버렸던 초심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 여론을 환기해 정책 추동력을 확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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