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악화 사망 홀몸 60대, 한 달 가까이 아무도 몰랐다

입력 2015-02-27 05:00:00

30代 '고독사'도 뒤늦게 발견

가족이나 이웃과 교류 없이 살던 사람이 집에서 숨진 지 한참 뒤에 발견되는 일이 잇따랐다.

25일 오후 2시 52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한 빌라에서 악취가 난다는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방에서 반듯하게 누운 채 숨져 있는 A(61) 씨를 발견했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A씨가 사망 당시 평소 앓던 고혈압성 심장병이 악화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망한 지 20일쯤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남구청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쯤 부인과 사별한 뒤 혼자 살았다. 부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자녀를 두지도 못했다. 2008년 11월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다. A씨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형제와도 연락을 끊은 채 살았다. 그는 2009년부터 우울증, 불면증, 어지럼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마음의 병으로 몸도 쇠약해져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과 협심증까지 생겼다.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 65세 이상이 아니어서 사회복지 담당자의 우선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25일 오전 10시 15분쯤에는 대구 북구 산격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B(36) 씨가 숨져 있는 것을 건물주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건물주는 전기 및 수도요금이 체납되고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보조열쇠로 B씨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B씨는 천장을 보고 누워 있었으며, 경찰은 B씨가 숨진 지 6주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검 결과, B씨 시신에서는 별다른 사인이나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인이 침입한 정황이나 B씨가 저항한 흔적이 없었다. B씨가 특별히 병을 앓고 있던 것도 아닌 만큼 가족과 지인을 상대로 사망 원인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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