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수송인원 3천여명↑…전용지구는 인근 정체만 키워
대구시가 추진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의 성적표가 낙제점이다.
시내버스 이용객 증가 폭은 더디고, 도로 위로 쏟아진 승용차 비율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교통전문가들은 제자리걸음만 하는 시의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대구의 정확한 교통수요, 달라진 교통환경 등을 따져 그 흐름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시내버스 수송인원 증가세는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대구의 최근 10년간(2004~2013년) 시내버스 수송인원은 3천798만5천234명이 늘었다. 이는 특별'광역시 7곳 중 5번째이다. 시내버스 수송실적은 더 낮다. 10년 전에 비해 대구의 시내버스 수송인원 증가율은 15%로 서울 다음으로 낮다.
전체 교통수단 중 승용차 이용도 좀처럼 줄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승용차의 하루 평균 수송분담률은 2006년 49.9%에서 2011년 49.7%로 변동이 거의 없다. 같은 기간 버스(시내버스'일반버스)는 25.1%에서 21.7%로 오히려 줄었고, 택시와 철도(도시철도'KTX)는 각각 11.8%→11.4%, 7.4%→7.5%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시의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이용자가 대중교통 이용자로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대구의 대중교통이 외면받는 것은 내'외부에 많은 변화가 왔으나 정책은 변할 줄 몰랐고, 그마저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탓이다. 시행한 지 25년째인 버스전용차로는 불법 주'정차와 얌체 통행 차들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또 시가 200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도입했지만, 대구 전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되레 인근 도로의 정체만 키웠다. 나아가 공짜이거나 값싼 공영주차장 정책도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제쳐놓고 승용차를 몰도록 유도한 꼴이 됐다.
교통전문가들은 시가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만들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출퇴근 시간 승용차에는 탑승자가 1, 2명뿐인데 비해 버스 1대에는 승객이 30명 이상 탑승해 승용차의 20~30배 효율을 낸다"며 "승용차와 버스가 같은 도로를 나눠 쓰는 상황에서는 수송력이 좋은 버스를 대우해야 함에도 시는 전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시가 대중교통에 대한 배려를 늘리고, 대중교통도 빠르고 편리하다고 인식하게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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