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전 헤어진 모자 찾아준 '민중의 지팡이' 예천署 권운태 경위

입력 2015-02-23 05:00:00

38년 전 헤어진 모자(母子)가 경찰관의 도움으로 연락이 닿으면서 특별한 설 명절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달 21일 정모(38) 씨가 헤어진 어머니를 찾는다며 예천경찰서 상황실을 찾았다. 울산에 살고 있는 정 씨는 수년 동안 울산시청과 경찰서 등을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했다고 했다. 정 씨는 "너무 어릴 때 헤어져 어머니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헤어질 당시 어머니는 예천에서 가발공장을 했고 외할아버지는 예천에서 경찰관을 했다"고 기억했다.

이날 당직을 서고 있던 예천경찰서 교통관리계 권운태 경위는 40년 전 예천읍 남본리 이장직을 맡았던 이모(80) 씨와 경찰서 경우회원 안모(65) 씨를 찾아 수소문한 끝에 정 씨의 외할아버지 최모 씨가 32년 전 영주시 풍기읍으로 이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풍기에 살고 있는 외삼촌 최모(61) 씨를 통해 현재 강원도 고성에 살고 있는 정 씨 어머니 최모(60) 씨를 찾았다. 정 씨는 "태어난 지 100일 만에 헤어진 어머니를 찾아준 예천경찰이 정말 고맙다"며 "우선 전화 통화만 했는데 마음의 준비가 되는 대로 어머니를 만나 그동안 못다 한 정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운태 경위는 "설에 헤어진 어머니를 찾는다는 아들의 한을 그냥 볼 수 없어 내 부모를 찾는다는 심정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