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다녀보니 "여기다"…'지텍산업' 3년 차 이진희 씨

입력 2015-02-17 05:00:00

"지금 생각해보면 막연한 두려움이었죠. 여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더라고요."

이진희(47) 씨는 26살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뒤 집안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38살에 재취업에 도전했다. 피부관리사 일을 했던 이 씨는 전문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유사한 일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 씨는 "당장에 일을 하려니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더라"며 "처음 재취업한 일은 옷 판매였다"고 말했다.

서비스직에 도전한 이 씨는 어려움이 많았다.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과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점 때문이었다. 결국 그만뒀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장에 재취업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공장이라고 하면 왠지 환경도 별로일 것 같고 기계를 다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두려웠어요. 다른 주부들도 다 그럴걸요."

40대 초반을 넘기고서 이 씨는 지역의 한 제조공장에 취직했다. 막상 해보니 생각과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규칙적이고 회사 업무가 퇴근 이후로까지 이어지지 않아 스트레스도 덜 받았다. 그는 "여성들이 일하는 공장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을 하면서 기술을 배웠고 지금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말했다.

3년 전 지텍산업에 취직한 이 씨는 지금이 가장 즐거운 시기라고 말한다. 생산환경도 좋고 회사 대표의 경영철학이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이어서 어려움이 적다는 것.

"주변에는 50대 언니들도 있어요. 다들 서로 도와주면서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적죠."

이 씨는 다른 경력단절여성들에게 공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처음 도구를 다룰 때 겁이 나지만 해보면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그는 "여성이 할 수 없는 일을 회사가 맡기지는 않는다"며 "게다가 요즘은 고용센터 등에서 사전에 직업훈련도 시켜주고 현장실습도 받기 때문에 곧바로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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