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무기저장고 공격, 자국민 리비아 여행 금지령
요르단에 이어 이집트군 전투기들이 16일(현지시간) 새벽 리비아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거점을 공습했다고 이집트 국영TV가 보도했다.
앞서 이집트 정부는 전날 IS가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은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한 영상을 공개하자 보복을 천명했다. 국민의 90%가 이슬람 수니파인 이집트까지 IS 공습에 참가하면서 중동지역 내에서 반 IS 연합 세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집트군 전투기들은 이날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 지대에 위치한 IS의 훈련 장소와 무기 저장고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집트군의 공격은 IS의 이집트 인질 살해 동영상 공개가 직접적인 동기다.
영국의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기독교 국가에 대한 피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IS 영상에는 21명의 이집트교 남성들이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해안을 따라 어디론가 끌려간 뒤 복면을 쓴 IS 대원들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괴한들은 자신들을 '트리폴리 지역 IS 그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콥트교도들은 리비아의 해변도시 수르트에서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납치됐다.
이에 대해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는 이들 살인마를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이집트는 이들 살인마를 처벌할 권리가 있다"며 "적절한 수단과 시기에 복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IS에 참수된 자국민을 위해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자국민의 리비아 여행을 금지했다.
콥트교는 예수의 신성만을 인정하는 단성설을 신봉하는 이집트의 자생적 기독교 분파로 8천500만 명에 달하는 이집트 인구 중 10%가 믿고 있다. 콥트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집트인은 이슬람 수니파다.
한편, 이집트 콥트교도를 리비아 해안에서 살해한 것은 이집트와 이탈리아에 대한 정치'종교적 위협으로도 해석된다. IS는 참수 장소인 리비아의 북부 해안이 이탈리아 남부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로마를 정복하겠다"고도 위협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리비아의 IS 세력에 맞설 다국적군을 선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반(反) IS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정부도 IS 격퇴에 협조적인 친미 정권이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