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대학 구조 벗고, 지식창조·인재양성 요람 새 출발"
"대학 특성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입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노석균 영남대학교 총장은 "지금까지 한국의 대학은 높은 교육열에 기대어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학령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교육시장 개방 등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화점식 대학구조에서 탈피해 경쟁 우위 분야를 특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특성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동력을 찾아내야 하는 책임이 우리 시대 대학의 몫으로 던져졌다는 것이다. 노 총장에게 영남대의 특성화 전략과 목표, 비전에 대해 들었다.
-영남대만의 특성화 전략은?
▶연구를 통한 지식창조와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의 두 가지 목적을 효율적으로 성취하는 것이다. 또 대학 특성화의 결과가 지역과 국가 사회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이는 '애국정신을 바탕으로 인간교육과 생산교육을 추진함으로써 만족 중흥의 새 역사창조에 기여한다'는 영남대의 창학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영남대는 지난 68년 동안 이러한 창학정신에 바탕을 두고 교육과 연구를 수행해 왔고, 그 결과 20여만 명의 영남대 졸업생들은 각 분야에서 20세기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있어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우리 대학이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 사업 등 각종 국가재정지원 사업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올린 것은 모든 구성원들의 착실한 준비에 더해 우리 대학의 창학정신과 이러한 전통이 시너지효과를 낳은 덕분일 것이다.
-특성화의 진정한 목표와 비전은?
▶대학 특성화는 사업 자체를 수행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그 중심에는 항상 '학생'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사업 평가는 사업 수행 결과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의 성장만으로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 사업 수행을 통해 학생들이 얼마나 성장했느냐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아무리 사업지표가 좋아졌다 하더라도, 그 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지 못했다면 그 사업은 실패한 것이다. 구체적 진로 설정 없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도 특성화사업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이 무엇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며, 자신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때 의욕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대학 특성화에 근거한 교육 목적임을 항상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의 모든 구성원, 재정, 제도 및 시설이 준비되고 투자되도록 대학은 경영되어야 한다. '학생'이란 단어가 단순히 가르치는 대상으로서의 존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과 연구를 통해 성장하고 사회로 배출되는, 대학의 '최고 가치'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의 미래는 곧 우리 대학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다.
-특성화를 위한 구조개혁 노력은 어떻게 돼 가나?
▶영남대는 지난해 특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의 큰 틀을 마련했다. 지금 당장은 아프더라도 대학의 미래를 위해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과 새 살을 돋게 하는 수혈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2월 취임 직후부터 구조조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기준을 마련하고 대학구성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도 수차례 열었다. 각 단과대학을 총장이 직접 방문해 교수들을 만나 구조조정의 불가피함을 설득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강조된 것은 비록 '학과'가 통폐합되더라도 '학문'과 '교육'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또한 인성과 창의성, 진취성,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학문 연구에 대한 투자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도 약속했다.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계속해서 노력한 결과, 기존의 18학부(과) 및 전공을 9개로 통폐합하고 2015학년도부터 3년간 정원 7%를 감축하는 과감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대학의 구조개혁과 특성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생산하는 것'이다. 영남대는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구조개혁과 특성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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