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본회의·지도부 대화…긴박했던 여의도

정의화 의장 '강행처리' 거부…본회의 열었지만 '인준 처리 연기'만 합의

여야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를 두고 12일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16일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는 본회의 개회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에 대한 설득작업을 시작으로 내부 의견조율, 힘겨루기, 원내지도부 대화, 언론플레이 등을 이어갔다.

갈 길 바쁜 여당은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침부터 정의화 국회의장을 챙겼다. 야당에서도 우윤근 원내대표가 나섰다. 정 의장은 여야 간 충돌 없는 합의처리를 최우선으로 여야가 좀 더 대화를 해 달라고 당부하며 강행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유 원내대표는 "기존 합의대로 국회에서 표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닌 만큼 강행처리라는 주장도 소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의견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야가 절차까지 합의해 의사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심판인 정 의장의 의중을 확인한 양당 원내대표는 곧바로 내부 의견조율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열어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새누리당은 일전불사의 의지를 불태웠다. 유 원내대표는 "오후 2시에 과반수 의원이 출석하도록 체크가 다 됐다"며 "본회의장에 와서 그대로 처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표결을 위해 소속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출석을 약속받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으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날 열리기로 예정된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와 본회의도 불참할 뜻을 정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이 후보자를 총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격앙된 양당의 분위기에서도 이날 점심을 함께 하며 절충안을 모색해 나갔다. 내부 의견조율을 마친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차례 충돌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위원장 한선교)는 오후 2시 야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심사경과보고서를 여당 단독으로 표결처리했다.

갈등이 최고조로 향하는 동안 여야 원내지도부는 협상을 이어갔다. 마침내 이날 오후 5시쯤 12일 열기로 한 본회의를 16일 열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을 마련한 여야는 이후 잇따라 언론브리핑을 열며 16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힘을 쏟았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