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포항터미널 시설 현대화 묘수 없나?

입력 2015-02-11 05:00:00

성곡동 이전 최고 700억 소요…나서는 민간업자 없어 표류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이하 포항터미널) 노후화에 따른 안전문제(본지 4일 자 1'3면 보도)는 훨씬 이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앞서 포항시는 포항터미널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시설 현대화를 추진했지만, 이 계획은 갖가지 문제에 부딪히며 성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노후화된 포항터미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일까?

지난 2011년 포항시는 현 포항터미널(남구 상도동)과 고속버스터미널(남구 해도동)을 통합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 KTX포항신역사 인근에 신축 이전하는 '교통체계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3월의 KTX 개통과 더불어 이곳을 포항지역 대중교통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신축 이전에 나설 민간 터미널 사업자를 구했지만,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KTX포항신역사 건설과 터미널 이전 계획이 일찌감치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의 토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5, 6년 전만 해도 3.3㎡(1평)당 4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선에 거래되던 성곡지구는 현재 5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투자 기대심리가 높아져 하룻밤 사이에도 땅값이 치솟는 현상이 빚어졌다. KTX 개통을 앞둔 요즘에는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할 정도"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항시가 엉뚱하게도 터미널 부지를 상업용지로 지정해놓고 땅값까지 올려놓는 바람에 터미널 이전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다.

현 포항터미널 부지 규모는 약 2만27㎡. 주먹구구 계산으로도 현 터미널과 같은 규모의 부지를 성곡지구에서 구입할 때 대략 300억~4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건물준공 비용 등을 추가하면 600억~70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는 게 여객운송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포항터미널의 연간 수입이 약 20억원 정도에 불과한데 어느 민간사업자가 700억원 가까이 들여 투자를 하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처럼 신축이전 계획이 암초에 부딪히자 현 포항터미널을 복합시설로 재개발하는 방안이 지난해 초 나오기도 했다. 터미널 기능에다 호텔, 유통시설 등을 합친 종합서비스 시설로 개조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민간사업자들에 의한 제안일 뿐 구체적으로 실현될 단계는 아니다. 게다가 해당 사업에 2천억원가량이 필요하고 주변 민원이 남아 있어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포항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포항터미널 현대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없다"면서 "터미널 고유 기능 개선과 민간사업자 투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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