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적혈구 양 적으면 발병 철·비타민B12, 엽산 결핍 원인
직장인 박모(46) 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올라 견디기 힘들었다. 얼굴은 창백했고 손바닥은 핏기가 없이 누런빛을 띠었다. 머릿속은 빙글빙글 돌며 어지러웠고, 아무리 쉬어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다. 박 씨의 이 같은 증상은 빈혈 때문이었다. 박 씨는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 친구들과 자주 다니던 등산도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빈혈은 혈액 속의 적혈구의 양이 정상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는 조직 내에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고 산과 알칼리의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적혈구가 적으면 산소를 필요한 만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산소증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일으켜
빈혈이 생기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피로, 창백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다리나 얼굴이 붓고 두통이 생긴다.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입안이나 입 주위가 헐기도 한다. 창백해진 얼굴을 보고 황달로 오해해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기도 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빈혈은 철분이나 비타민 B12, 엽산 등의 결핍으로 인한 빈혈이다. 철분의 결핍은 주로 청소년이나 임산부처럼 철의 필요량이 크게 늘어나거나, 위궤양, 코피, 치질, 월경, 헌혈 등으로 철분을 많이 잃어버리는 게 주요 원인이다. 채식이나 질병, 위 수술 등으로 철 섭취나 흡수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임기 여성은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빈혈이 잘 생긴다. 성인 남성은 소화기관에 발생하는 출혈이 흔한 원인이다. 빈혈과 함께 명치 부위가 아프고 소화불량과 검은 변, 변비와 혈변, 체중감소, 식욕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악성종양이 원인일 수 있다.
위 점막이 손상돼 비타민 B12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도 빈혈이 생긴다. 철결핍빈혈과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고 위 절제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악성빈혈도 위벽 세포들이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파괴되거나 점막이 위축되면서 비타민 B12 흡수에 장애가 생기는 게 원인이다. 악성빈혈의 경우 위암의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배나 높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코올 중독이나 노인, 임산부 등은 엽산이 부족해 빈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철분제와 주사치료 도움
철결핍빈혈은 내시경이나 부인과 검진을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철분제도 도움이 된다. 철분이 흡수가 잘 되도록 식간이나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철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혈색소 수치가 정상이 된 후에도 4~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경구용 철분제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 주사 철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비타민 B12 결핍인 경우 매달 근육주사를 맞아 보충할 수 있다. 엽산이 부족하면 수개월간 엽산제를 먹으면 된다.
빈혈을 예방하려면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고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양질의 단백질과 미네랄, 철분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철분이 풍부한 음식은 동물의 간과 계란 노른자, 대합, 굴, 게, 김, 미역, 시금치, 당근, 콩 등이다.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과도한 다이어트는 피하며 필요한 약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를 만드는 조혈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약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임기 여성의 경우 빈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령인 경우 약을 먹어도 빈혈이 잘 치료되지 않는다면 악성 종양 등 숨은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도움말 대구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선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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