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각한 대구 청년인구 감소, 붙들어 둘 대책 없나

입력 2015-02-09 05:00:00

20, 30대 청년인구의 '탈(脫) 대구'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타지역으로 빠져나간 순유출인구 1만6천여 명 가운데 9천100여 명이 20~39세 연령층으로 나타나 지역 경쟁력과 활력 저하 등 큰 문제점을 낳고 있다. 비단 지난해뿐 아니라 2013년에도 대구 20대 인구가 7천여 명 줄어 전체 인구 감소분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1.4%에 이르렀다.

결혼을 앞둔 청년인구의 유출이 타 지역에 비해 대구가 월등히 많은 것은 저출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생산인구 감소 등 큰 후유증을 낳는다. 경제와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젊은 층이 매년 수천 명씩 대구를 빠져나간다는 것은 단순히 인적 손실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청년층 탈 대구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대학 진학과 구직난이다. 지방대 출신이 취업 관문을 뚫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졸업 후 지역 내에서 일자리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떠나는 청년층이 매년 증가하는 것이다. 2010년 대구의 혼인연령대(25~39세) 남녀 성비가 여성 100명당 남성 9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청년 남성의 유출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준다. 이는 전국 평균인 102.2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대구에서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데 모자람이 없는 번듯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청년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임을 뜻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지역 대학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기업의 인재풀 약화 등 사회적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젊은 인재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려면 무엇보다 취업과 결혼 걱정이 없어야 한다. 20, 30대가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경제 활성화를 통해 고용 안정성을 높이지 못한다면 청년인구 유출은 막을 수 없다.

대구시와 대학, 기업은 '청년 없는 대구에 미래가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그들이 대구에서 일하며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토대를 다져나가야 한다. 대기업 유치 외에 강소기업 육성, 지방대 경쟁력 제고 등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 '청년 대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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