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스콧 F 파커'마이클 W 오스틴 외 지음/김병순 옮김/따비 펴냄
커피는 오늘날 지구상에서 석유 다음으로 많이 교역되는 상품이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의 작용으로 인해 두뇌의 사고 능력이 좀 더 날카로워지고, 기억력이 다소 좋아지는 등 우리의 정신 활동이 더욱 강화된다. 그러나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커피가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미치는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커피가 지닌 놀라운 치유력을 찬미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정신을 훼손하고 질병을 불러일으키는 해로운 음료라며 멀리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다. 영국 왕 찰스 2세는 1675년 "놀고먹으면서 정부에 불평만 하는 자들의 거대한 놀이터"로 전락한 커피하우스를 금지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프랑스의 역사가 미슐레는 커피의 등장을 일컬어 "시대의 흐름을 바꾼 상서로운 혁명이며, 새로운 관습을 창조하고 더 나아가 인간의 기질을 바꾼 위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커피를 찾으면서 알코올 소비가 줄어들었으며, 카페의 토론 문화는 급기야 프랑스 혁명을 잉태하는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시대적 요청에 따라 자연스럽게 탄생한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형이상학, 문화, 미학, 윤리학 등 네 가지 철학 영역으로 구성된 책에는 커피를 사랑하는 철학자는 물론 커피 전문가, 저널리스트, 역사가 등 각계 전문가 21명이 풀어놓은 커피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480쪽. 2만2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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