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볼 효과/ 제임스 버크 지음/ 장석봉 옮김/ 궁리 펴냄
독일인 미용사가 머리카락을 곱슬하게 하는 데 쓴 붕사의 채취 작업이 실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였다. 아메리카 발견은 우리에게 인류학이란 학문을 가져다줬고, 값싼 볼펜 하나가 지난 백 년간 현대 산업의 버팀돌이었다.
제임스 버크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인 '핀볼효과'는 주식시장에서는 주가를 결정하는 경제성장률, 유동성, 금리, 투자심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미쳐 주가를 크게 오르도록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이 의미를 역사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사소한 사건이나 물건 등이 우연한 부딪침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책은 모든 일은 우연적인 일이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며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의 혹은 우리 모두의 선택이 때로는 역사의 경로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버크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이탈리아에서 영어-이탈리아어 사전을 편찬하던 중 우연히 방송일에 관여하다가 곧 방송의 세계에 매료됐다. BBC, PBS 등에서 과학, 역사, 시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격찬과 함께 수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세계 방송사상 가장 걸출한 과학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500쪽, 2만3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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