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로베르 꽁바스…근현대 미술사 '시간여행'

입력 2015-02-05 05:00:00

대구미술관에 활짝 핀 '나눔 꽃'…김인한 회장 기증 작품들은?

김인한 유성건설 회장이 대구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은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주목할 만하다. 국내외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우환 화백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파리 주드폼미술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본 시립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지난해에는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이번에 기증된 '바람과 함께'는 바람 시리즈에서 조응 시리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작가의 고뇌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기 바람 시리즈와 달리 넓은 여백과 대담해진 붓 터치, 다양한 필치가 화면에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로베르 꽁바스는 '프랑스의 앤디 워홀' '유럽 화단의 이단아' 등으로 불릴 만큼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그는 자유구상회화의 선구자로 통한다.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으로 즐거움을 담아낸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로베로 콩바스는 왕성한 창작 욕구와 즐거운 발상, 유머와 조크가 넘치는 이야기로 현대미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한 한묵 작가는 기하학적 추상화의 거장으로 꼽힌다. 초대 재불 한인회장을 역임한 작가는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현대미술 태동기에 서구 모더니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국내 추상미술을 개척했다. 이응노 화백은 동양화의 전통적 필묵에서 현대적 감각을 발견, 전통성과 현대성을 함께 아우른 독창적인 창작세계를 구축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끊임없는 실험으로 한국미술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최영림 작가는 원시 풍경을 비롯해 설화적이고 민속적인 그림을 즐겨 그렸다. 그의 화면은 흙을 연상시키는 황토 빛깔이 주조를 이루는데 내용에 어울리는 색조를 구현하기 위해 흙과 모래를 안료에 혼용해 사용했다. 또 그는 유화뿐 아니라 목판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목판 특유의 단색조에 바탕을 둔 설화적 주제는 유화 못지않은 강한 인상을 남기며 예술 지평을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

원로 화가 신석필은 풍부한 색채와 독창적인 조형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어떤 유파와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일구었다. 평소 결과보다 과정과 의미에 중점을 두고 이를 추적하는 집요한 탐구력을 보인 작가의 그림은 정적인 섬세함으로 보는 이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전해준다.

이경희 화백은 대구 수채화의 역사와 전통을 이끌어온 주인공 중 한 사람이다. 이 화백의 작품 세계는 밝고 화려한 색채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대비, 치밀하면서도 대담한 구성, 여기에 철저한 사생에 바탕을 두면서 현실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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