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웰빙산업 허브 '영양'] <2>약초버섯 재배 생명산업 선도

입력 2015-02-04 05:00:00

선진 기술 접목한 건강마을 "버섯 생산·유통 240억 소득"

영양군은 청정한 생태자원을 활용해 약초와 버섯 등 다양한 생명산업을 이끌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신사리 박무한 씨가 영양군이 고추 대체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은 청정한 생태자원을 활용해 약초와 버섯 등 다양한 생명산업을 이끌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신사리 박무한 씨가 영양군이 고추 대체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착한 송이버섯과 생약연구단지 조감도
착한 송이버섯과 생약연구단지 조감도

영양지역은 생태가 살아있는 청정지역이다. 일월산을 비롯해 지역을 둘러친 산과 들에는 온갖 산나물과 산야초를 비롯한 약초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바람 등 청정 환경은 영양지역을 생명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버섯'생약 등 일정한 사업테마를 가진 민간자본을 유치해 지역특화단지를 조성하고, 고용창출과 지역 소득의 증가를 도모한다. 생약 연구를 통해 건강 기능성 원료를 개발하고, 지역 천혜의 자원을 활용한 농작물 생산과 연계한 첨단기술 농업단지로 지역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한약초 국산화 통한 생명산업 이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8%의 관세가 적용되는 한약재는 FTA 13년차부터 관세가 철폐된다. 이 때문에 이 기간에 한약재의 국산화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한약재로 제대로 된 부가가치를 만드는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약재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로 지원해 한약재를 대단지에서 재배'육성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 200∼300종의 한약재 중 40여 종만 국내 재배가 이뤄지고 나머지는 모두 수입해야 하는 현실이다. '약방의 감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표적 한약재인 감초'계피조차 국산화가 안 된 상황이다.

영양군은 이 같은 한약재의 국산화 현실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영양군이 ㈜지유본초(대표 전도용)와 생약재배 및 가공'연구시설 단지 조성에 나섰다. 영양군 청기면 도계리 일대에 생약재배 및 연구시설 단지를 조성한다. 약 50만㎡ 부지에 700억원 규모의 생약초 연구시설, 가공 및 재배시설을 연차적으로 조성하고 체험객을 끌어들여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할 계획이다.

2008년 설립된 지유본초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한약재 관련 원천기술력과 연구시설'인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다. 전도용 대표는 "최근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서 한방을 응용한 각종 상품 개발이 줄을 잇는데, 약재의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무공해'청정 재배단지를 만들어 양질의 한약재를 공급해 한약재 관련 산업 발전의 기반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영양군은 지유본초와 함께 산약초 생산'연구 및 건강기능성 원료개발로 친환경 녹색산업의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150여 가구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소득증대는 물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바이오기능을 연계한 첨단기술농업단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버섯산업으로 영양 농업지도 바꾼다.

버섯산업은 고추 위주의 영양 농업지도를 바꾸는 계기로 활용한다. 영양군은 지난해 10월 일본 군마현의 선진화된 버섯회사 및 농가를 방문했다. 권영택 영양군수와 김국현 영양의원, 관계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일본의 선진화된 버섯회사를 찾아 영양지역에 적용 가능한 버섯과 연계산업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일본 군마현 미나가미정에 소재한 (유)츠기요노기노고원은 1997년 설립된 기업으로 버섯종균 생산 및 폐배지를 활용한 곤충과 비료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양군은 2013년 8월부터 석보면 원리리에 배양 및 생육시설을 설치하고 농가 시범재배, 수도권 백화점 버섯 납품 등 지역 특화산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버섯 배지 생산공장 설립과 버섯재배단지 조성 및 입주농가 유치 등 본격 사업에 나선다.

선진 버섯기술을 접목한 '생산-가공-유통-관광' 등 6차산업의 자족기반을 갖춘 건강마을을 조성해 버섯생산 120억원, 가공'유통 120억원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영양지역의 주요 소득원인 고추농사는 노동집약적인 작목으로 지역인구 노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량과 소득저하가 예상된다. 특히 FTA를 통한 값싼 수입산 농산물이 대량 유입될 경우 고추만으로는 지역 농업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고추와 산채 특화한 농공단지 조성한다.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는 3만1천㎡의 면적에 영양의 대표적 특산품인 고추와 산채를 특화한 농공단지가 조성됐다. 남영양농공단지는 지난해 12월에 기반시설공사 착공, 올 5월 준공 후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공단지에는 산나물 가공 및 유통, 식품 가공, 농산물 가공, 전통 장류 제조, 오폐수처리시설제조업 등의 업종이 들어서게 된다.

모두 20여억원이 들어간 남영양농공단지에는 영양에서 생산된 고추를 사용한 고추장 및 김치 생산업체와 산채 가공업체를 유치해 직접적으로 지역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민들의 소득창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양군은 지난해 ㈜아쿠엑스코리아 배희동 대표를 비롯해 남영양농공단지에 입주 예정인 5개 업체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 사실상 입주 업체 유치를 마무리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앞으로 남영양농공단지가 농촌지역 부존자원과 유휴 노동력을 활용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지역 소재 농산식품가공업을 육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카이스트(KAIST), 친환경에너지 연구시설 설치

영양군과 카이스트는 석보면 택전리 일대 100만㎡ 부지에 카이스트 유공자 기념공원 및 연수시설, 친환경에너지연구시설, 휴양시설 등을 연차적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영양군 청기면 상청리 일대 2만5천㎡의 부지에는 카이스트 유공자 기념공원과 과학관이 들어선다. 이곳에 과학캠프 등을 조성해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청기면 상청리에는 카이스트 과학교육은 물론 이와 연계한 영농단지도 조성된다. 이곳에는 과학관과 교육관, 과학공원, 이와 연계한 산채 및 버섯재배단지 조성, 농산물가공단지 조성, 마을 기업 및 사회적 기업'연구소 등을 유치한다.

영양군과 카이스트의 인연은 모스크바공대 류근철 교수가 카이스트 측에 기부한 578억원 재산 중 영양군에 소재한 임야가 포함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류 교수가 카이스트에 기부한 재산은 서울 서대문 지하철역 인근 빌딩(시가 약 500억원)과 영양군의 임야 33만3천㎡(약 40억원)이었으며, 영양 땅에는 과학기술인을 위한 휴양지와 연구시설, 과학유공자 묘역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영양군과 카이스트는 다양한 과학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영양군과 봉화군, 청송군 등 낙후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을 위해 카이스트에서 운영 중인 '캔 위성 체험대회' '꿈나무 캠프' 등 과학 캠프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카이스트 유공자 기념관과 과학관 건립을 위해 올 상반기 중에 필요한 인'허가를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부지 조성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농촌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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