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빗나가는 대구 민자도로 수요
대구의 민자도로는 건설 당시 예측한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시는 적정 수준의 교통량을 내세워 도로 건설을 추진했지만, 결국 예측 통행량을 턱없이 부풀려 잡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시가 막대한 비용을 보전해주는 등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산터널, 예측량의 30~40%
2013년 6월 개통한 4차 순환도로 앞산터널로(상인~범물 10.44㎞)는 지난해 말까지 실제 통행한 차량이 예측 통행량의 30~40% 수준에 머물렀다. 대구시에 따르면 앞산터널로는 개통 첫해인 2013년 하루 평균 6만9천552대의 통행량을 예상했지만, 정작 이 도로를 이용한 차는 예측량의 34.1% 수준인 하루 평균 2만3천732대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통행량이 3만1천276대로 이전해보다 31.8%(7천544대) 증가했지만, 예측통행량(7만3천49대) 대비 42.8% 수준에 불과했다. 덩달아 통행수입도 하루 8천9만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벌어들인 금액은 3천268만원으로 목표액의 40.1%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통행량이 예측량의 절반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매년 예측 통행량이 2천500~3천 대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이용 차량이 많아져도, 건설 때 목표한 통행량을 달성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범안로, 실제 교통량 40% 넘은 적 없어
통행량 예측 실패는 범안로(범물~안심 7.25㎞)도 예외는 아니다. 2002년 개통한 범안로는 첫해를 제외하고 실제 교통량이 예측 교통량의 40%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범안로는 지난 13년 동안 하루 평균 실제 통행량이 대부분 예측의 20%(6번)와 30%(6번)대에 그쳤다.
심지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속 6년 동안 20%대에 머물렀다. 실제 통행량만 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하루 평균 2만 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도로는 텅텅 비었다.
범안로는 지난해 실제 통행량이 3만392대를 기록, 처음으로 3만 대를 넘어서는 등 이용 차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범안로의 최근 통행량 증가는 앞산터널로 개통 효과 때문이다. 앞산터널로 개통 전인 2013년 5월엔 하루 평균 통행량이 2만2천930대에 그쳤지만, 2013년 6~12월 하루 평균 통행량은 3천536대 늘어난 2만6천46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엔 한 달 기준으로 하루 평균 통행량이 3만1천989대로 앞산터널로가 뚫리기 전보다 9천59대 증가했다.
문제는 범안로 역시 예측 통행량이 매년 3천 대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은 절반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우터널, 장기예측 실패
민자도로의 예측 실패 사례에는 2012년 8월 무료로 전환된 국우터널도 포함된다. 국우터널은 북구 국우동과 연경동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로 1999년 8월 1일부터 2012년 7월 31일까지 13년간 유료도로로 운영됐다. 무료화 바로 전인 2011년에는 하루 평균 5만1천4대가 국우터널을 이용, 당초 예측한 5만8천257대에 못 미쳤다.
국우터널은 한때 예측 교통량을 넘어섰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예측보다 통행량이 적어진 경우다. 2001~2005년까진 예측보다 실제 통행량이 많았고, 2003년에는 예측보다 1만4천348대나 많은 4만8천348대가 국우터널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환점은 2006년으로, 당시 예측은 하루 평균 5만1천389대였지만 실제 이용 차량은 그보다 적은 4만8천450대로 집계됐다. 이후 격차는 3천여 대에서 7천여 대까지 벌어져 항상 예측을 밑돌았다. 인근 교통수요에 대한 장기예측이 실패한 것이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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