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어렵다? 생활 속에 다 있네!…『세상 모든 것의 원리, 물리』

입력 2015-01-31 05:00:00

세상 모든 것의 원리, 물리/김영태 지음/다른 세상 펴냄

어른들이 '그 사람 물리(物理)가 트였다'라고 말했다면, '그 사람이 만물의 이치를 알고 사물에 대한 이해나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학창시절 교과목으로 배웠던 '물리학'(物理學)은 물질의 운동이나 구조, 열, 빛, 전자기, 소리의 작용에 대한 것이다. '물리가 트였다'는 말을 할 때와 '물리학'의 '물리'는 같은 한자를 쓴다.

지은이 김영태 교수(아주대학교 물리학과)는 '물리(物理)는 자연과학의 한 부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세상 모든 것의 원리'라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나아가 물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이자 우리의 삶 자체라고 말한다. 세상의 원리를 모르는 사람이 콩과 보리도 구별 못 하는 '숙맥불변'이라면 '물리'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멀리하는 사람 역시 더 나은 미래를 바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물리가 꼭 필요한 이유, 우리가 물리를 알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물리이론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하나씩 보여준다. 야구 선수가 던지는 커브볼에 숨은 공기의 성질,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빠른 스핀에 작용하는 물리법칙, 스위치를 누르자마자 전등에 불이 들어오는 데도 모두 물리 현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무거운 자동차를 브레이크로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유체의 압력이 가지는 성질을 사람이 알고 이용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의 원리'로 알려져 있는 이 방식은 유압기 양쪽에 면적의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실린더를 연결하고, 그 안에 유체(보통은 기름)를 넣은 다음 면적이 작은 쪽 실린더 피스톤에 힘을 가해 면적이 큰 실린더 피스톤에 훨씬 증가된 압력을 전달하는 유체의 압력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볼 수 있는 유압기(수리를 위해 자동차를 위로 들어 올리는 장치)도 이 원리를 이용한다.

책은 이처럼 생활 속 물리학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물리학에 대한 지식 정도에 따라 삶의 방식과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옛날 사람들은 천둥과 번개를 두고 '신의 분노'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가 하면 물리학의 발달은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상식에 대한 도전이었음을 보여준다. 만약 인류에게 상식에 맞설 용기가 없었다면, 세상을 바꾸는 변화는 일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시대의 상식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천동설은 더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또 에디슨의 발전기 수리공이었던 테슬라는 에디슨의 직류발전기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에 직접 전기회사를 세우고 교류발전기를 만들었다. 이 교류발전기는 에디슨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오늘날 대부분의 발전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물리학과 관련해 알고 있는 것 중 사실과 다른 '숨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우리는 갈릴레이가 '동일한 높이에서 떨어뜨린 물체는 질량에 상관없이 떨어지는 시간이 같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피사의 사탑에 올라가 쇠공과 나무공을 떨어뜨렸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갈릴레이는 피사의 사탑이 아니라 경사면을 이용해 가속도를 실험했다고 책은 전한다. 물론 피사의 사탑 실험과 경사면 실험은 물체의 운동과 가속도를 파악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는 같은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물체의 이동 속도와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경사면 실험이 더 유리하다. 피사의 사탑 실험은 갈릴레이의 제자가 지어낸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물리학을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을, 왜 알고 싶어했을까. 질문의 해답을 찾아낸 사람은 누구였으며 그 과정은 어땠는가. 물리적 해답은 당시 시대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 지식들을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묻고 답한다.

지은이 김영태는 아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며, 비선형 동역학과 뇌과학을 연구하고 있다. 284쪽, 1만4천800원.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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