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구입 이런 고민 저런 논쟁

입력 2015-01-31 05:00:00

나에게 필요한 것 살래? '지름신'의 인도대로 지갑 열래?

미러리스 카메라(왼쪽)와 일반 카메라.
미러리스 카메라(왼쪽)와 일반 카메라.
광각렌즈(왼쪽)와 망원렌즈
광각렌즈(왼쪽)와 망원렌즈

지금은 각종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된 'DC인사이드'는 맨 처음에는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사용자 평가를 공유하는 사이트였다. 디지털카메라가 고가의 전자제품이다 보니 구입에 다들 신중을 기하게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 쏟아지면서 사용자들의 궁금증도 여전하다. 그래서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할 때 구입자들 머릿속에서 가장 고민이 될 만한 논쟁거리들에 대해 기자가 답을 찾아봤다.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기준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논쟁 1. DSLR vs 미러리스 vs 똑딱이

시중에 나와있는 디지털카메라는 DSLR 카메라, 미러리스 카메라, 그리고 속칭 '똑딱이'라 불리는 일반 카메라가 있다. 이 중 평균가격이 가장 비싼 카메라는 전문가들이 많이 쓴다는 DSLR 카메라이고, 그다음이 미러리스 카메라, 일반 카메라 순이다. 카메라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애당초 전문가들이 쓰고 비싼 DSLR 카메라가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쉽게 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상적으로 사진 찍고 남기려는 사람들이라면 DSLR 카메라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대구 중구 '행복한 사진관' 대표 윤동주 작가는 "일반적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라면 무거운 DSLR 카메라는 자칫 흔들림이 많은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며 "차라리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나 일반 카메라의 자동 기능을 이용하거나 설정 기능을 이용한 사진을 찍으면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디지털카메라를 파는 입장에서도 초보자에게는 DSLR 카메라를 바로 추천하지 않았다. 대구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전자관 1층에 있는 디지털카메라 상점에서 카메라를 추천받아본 결과, 대부분 판매상들은 수동 기능이 있고 줌 배율이 좋은 일반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권했다. 한 판매상은 "DSLR 카메라를 샀던 사람들도 그 무게나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다시 미러리스 카메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어지간한 똑딱이 카메라도 수동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이 많기 때문에 선명하고 맑은 색감의 사진을 찍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논쟁 2. 렌즈는 어디까지 갖춰야 하나

지름신을 영접한 뒤 어느 순간 돌아보니 DSLR 카메라가 손에 잡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지름신은 그들을 렌즈의 세계로 안내한다. 문제는 DSLR 카메라의 본체보다 렌즈가 더 비싼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갖추는 렌즈 구성은 대략 10~18㎜ 광각렌즈, 18~55㎜ 표준렌즈, 55~200㎜ 망원렌즈 등이다. 만약 이 렌즈들을 모두 갖춘다면 얼마를 지불해야 할지 인터넷 쇼핑몰에 나온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그 결과 제일 싼 것으로만 계산해도 광각렌즈 59만원, 표준렌즈 10만5천원, 망원렌즈 25만8천원으로 검색됐고 모두 더하니 95만3천원이 나왔다. 본체 가격을 넘어간다.

전문가와 디지털카메라 판매상들은 "일반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번들 렌즈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번들 렌즈는 대부분 18~55㎜ 표준렌즈가 대부분인데, 일반적인 사진을 찍는 경우는 이 이상의 렌즈를 쓸 일이 없다는 점이다. 한 디지털카메라 판매상은 "만약 여행을 좋아하고 풍경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광각렌즈만 별도로 더 구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광각렌즈는 넓은 범위의 풍경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여행 가서 풍경을 찍는 경우라면 광각렌즈가 좋다는 것이다.

◆논쟁 3. 화소 수는 중요한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가들과 카메라 판매상 모두 "덜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할 때 초창기에는 화소 수를 마케팅을 위한 지점으로 삼았던 것이 사실이다. 화소 수는 일정 단위에 들어가는 점의 개수를 세는 단위인데, 이는 해상도, 즉 사진 크기를 얼마만큼 키웠을 때 화면이 깨지지 않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디지털카메라는 대부분 1천만 화소 안팎의 화소 수를 가지고 있고, 500만 화소 이상 넘어가면 사람의 눈으로는 8×10㎝의 일반적인 크기로 출력한 디지털카메라 사진은 크게 깨져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화소 수 대신 디지털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의 성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카메라 판매상은 "같은 화소 수의 카메라라도 DSLR 카메라의 사진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카메라에 장착된 이미지센서의 크기와 성능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미지센서의 성능이 좋은 카메라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논쟁 4. 폰카로 대신할 수 있는가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불붙은 논쟁 중 하나가 "이미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화소 수도 좋고 간편하게 바로 찍을 수 있는데 굳이 비싼 돈 들여 디지털카메라를 살 필요가 있나"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SNS의 확산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스마트폰의 장점 때문에 각 휴대전화 제조사마다 카메라의 성능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디지털카메라를 하나 정도 장만하게 마련인데 그 이유는 남기기 위한 사진을 찍으려 하기 때문이다. 윤동주 작가는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스마트폰으로 볼 때는 괜찮을지 몰라도 막상 출력해서 보면 사진이 흐릿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미지센서가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긴급한 순간에 바로 찍어야 하는 경우는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유리하지만 가족 행사와 같이 남겨야 하는 사진을 찍는다거나 출력해야 하는 사진을 찍고자 하는 경우는 똑딱이 카메라일지언정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것이 훨씬 좋다.

◆종합결론: '연장' 탓은 하지 말자

디지털카메라 판매상과 전문가들은 "어떤 카메라를 구입하든 무조건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많이 찍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동주 작가는 "일단 카메라를 사면 사용설명서를 3회 정독하고,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 사진을 많이 찍어봐야 사진 찍는 기술도 늘고 카메라를 고르는 안목도 생긴다"고 말했다. 게다가 디지털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이 많은 양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고 손쉽게 지울 수 있다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여러 기능을 활용해 많이 찍어보는 것이 비싼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디지털카메라 용어들

1. DSLR 카메라: 카메라에 렌즈가 1개 달린 형태이며 촬영렌즈가 파인더렌즈를 겸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다. 파인더에서 보이는 것과 실제 찍히는 상이 같다는 장점이 있다. 조작 방법이 복잡해 주로 전문가용 카메라로 알려져 있다.

2. 미러리스 카메라: DSLR 카메라에서 반사거울과 프리즘을 없앤 제품을 말한다. 내부 공간을 줄여 카메라 외형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3. 이미지센서: 카메라 안에 맺힌 피사체 정보를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또는 전자부품. 필름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디지털카메라를 살 때 CCD 또는 CMOS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부품이다.

4. 광각, 표준, 망원렌즈: 렌즈의 ㎜ 단위는 쉽게 말해 렌즈로부터 이미지센서의 초점이 맺히는 곳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거리가 짧은 렌즈를 광각렌즈, 거리가 먼 렌즈를 망원렌즈라 부른다. 광각렌즈는 더 넓은 범위의 피사체를 담고 싶을 때. 망원렌즈는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찍을 때 사용한다. 표준렌즈는 인간의 시각에 가장 가깝게 영상을 포착하는 렌즈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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