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왜 이래?" 망쳐버린 사진 카메라 탓만 할 건가?

입력 2015-01-31 05:00:00

졸업식·행사 사진 이렇게 찍어볼까

아무리 햇빛이 밝아도 얼굴에 그늘이 지는 경우가 생긴다.(왼쪽) 이때는 플래시를 터트려 그늘을 지울 수 있다.(오른쪽)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 제공. 모델은 김한진(경일대 사진영상학부 2) 씨.
아무리 햇빛이 밝아도 얼굴에 그늘이 지는 경우가 생긴다.(왼쪽) 이때는 플래시를 터트려 그늘을 지울 수 있다.(오른쪽)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 제공. 모델은 김한진(경일대 사진영상학부 2) 씨.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건물 측면에 서서 몸을 사진의 중심에서 약간 비켜선 다음 찍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 제공. 모델은 김한진(경일대 사진영상학부 2) 씨.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건물 측면에 서서 몸을 사진의 중심에서 약간 비켜선 다음 찍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 제공. 모델은 김한진(경일대 사진영상학부 2) 씨.
아무리 아름다운 야경이라도 삼각대가 없다면 이렇게 흔들린 사진만 찍고 올 수 있다. 이화섭 기자
아무리 아름다운 야경이라도 삼각대가 없다면 이렇게 흔들린 사진만 찍고 올 수 있다. 이화섭 기자

2월은 이런저런 행사들이 은근히 많다. 2월이 되면 각급 학교에서는 졸업식을 하고, 대학교는 오리엔테이션이나 새내기 새로배움터와 같은 새내기들을 위한 행사들이 열린다. 올해는 민족의 명절인 설날도 2월 셋째 주에 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이런저런 사진들을 찍으면서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셔터만 누른다고 좋은 사진이 찍히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컴퓨터로 확인해보면 뭔가 허전하고 잘못 찍은 티가 팍팍 나는 사진들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카메라가 아니라서 그런가' 생각하겠지만, 카메라 탓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사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졸업식이나 행사 때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이 정도만 알아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로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잘 보자

이인희 교수(경일대 사진영상학부)는 "사진을 찍을 때 빛의 상태를 신경 써서 찍는다면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사체가 햇빛을 안고 찍으면 가장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사진을 찍다 보면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만약 햇빛이 옆으로 들어오거나 등지고 찍어야 할 경우는 낮이라도 플래시를 터트려 찍으면 얼굴에 생기는 그림자가 없어지면서 화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교수는 "요즘 카메라에는 플래시에서 터지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몇 컷 찍으면서 플래시의 빛 세기를 조절하면서 계속 찍어보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고 했다.

2. '연속 찍기'(연사) 기능을 잘 쓰자

대부분 카메라에는 연속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연사' 기능이 있다. 이원호 교수(계명대 사진영상디자인과)는 "아무리 훌륭한 사진작가도 셔터 한 번에 원하는 사진을 얻어내지 못한다"며 "연사 기능을 이용해 여러 컷을 찍다 보면 그 안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들을 찍을 때 한 곳에 초점을 맞추고 연사 기능을 사용하면 어린이들이 움직이더라도 순간포착을 통한 훌륭하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는 메모리카드의 용량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얼마든지 여러 장을 찍을 수 있으므로 잘 나온 한 장을 건질 확률이 높아진다.

3. 건물 중앙에서 찍을 수 없다면

대부분 졸업식이나 행사 사진은 건물 중앙에서 찍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행사날 건물 중앙은 사진 찍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이인희 교수는 "건물 중앙만 고집할 게 아니라 측면으로 찍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건물을 다 담고 싶은데 중앙에 자리가 없다면 건물 모서리 부분에 자리를 잡고 찍는 방법이 있다. 이 교수는 "이 때 사람을 사진 프레임 중앙에서 한쪽 어깨가 살짝 빠지는 정도로 비켜선 자세로 찍으면 건물도 다 들어오면서 역동적인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4. 표정과 몸 방향이 중요하다

행복한사진관 윤동주 작가는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표정은 바꿀 수 없다"며 "기억에 남는 좋은 사진을 남기려면 찍히는 사람의 표정도 밝아야 한다"고 말했다. 웃는 표정이 담긴 사진이 좋다는 말이다. 대부분 아버지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사진에 찍히기 때문에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사진의 분위기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만이라도 많이 웃자.

또 이인희 교수는 "몸의 방향을 잘못 틀면 전체적으로 어색한 구도의 사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위 '수학여행 포즈'라 불리는 45도 측면 포즈는 건물과 어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5. 밤에 찍을 때는 삼각대를 쓰자

여행을 다니다가 야경이 예뻐서 찍고 싶다거나 부득이하게 해가 지거나 밤에 찍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삼각대는 필수다. 이원호 교수는 "야경 사진을 삼각대 없이 찍는다면 아무리 사진 전문가라도 흔들려 나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만약 삼각대가 없다면 차라리 동영상 기능을 활용하자. 동영상으로 천천히 야경을 녹화한 뒤 한 부분을 캡쳐해서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6. 후 보정이 사진을 살릴 수 있다

많은 사진을 찍어놓고 집에서 어떤 사진이 잘 나왔는지 감상하다 보면 구도도 좋고 초점도 잘 맞았는데 어둡게 나와서 안타까운 사진들이 있다. 이때는 포토샵을 통한 노출 보정만으로도 사진을 살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모두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후 보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포토샵 말고도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 보면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사진 보정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적극 활용하자.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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