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넘게 남았는데… 고령·성주·칠곡 전현직 기 싸움

입력 2015-01-30 05:00:00

"초대없는 공식 행사장 참석" "아…내 자리 빼앗겼네"

이인기
이인기
이완영
이완영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넘게 남았지만 고령'성주'칠곡 선거구는 벌써 새누리당 전'현직 간의 기 싸움이 뜨겁다.

이 선거구는 이완영 국회의원이 3선의 이인기 전 국회의원의 도전에 어떻게 사수할지가 관건인 곳이다.

전'현직 간의 미묘한 기 싸움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고, 칠곡을 중심으로 민심 읽기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양측 관계자들 사이의 갈등양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대립이었다. 하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공식 행사장에 현역 의원과 전직 의원이 동시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기회가 잦아지면서 불편한 관계는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모 사회단체장 취임식에서는 이 전 의원이 의전상 앉아서는 안 되는 자리에 먼저 앉아버리는 바람에 이완영 의원의 좌석위치가 뒤바뀌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해 행사장 분위기가 서먹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한 관계자는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이 전 의원이) 전직 의원이라며 먼저 나타나 인사를 한다며 행사장을 헤집고, 앉을 자리도 아닌 곳에 앉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하는 바람에 몹시 난처했다. 당시의 현장 분위기는 막말이 나오기 일보직전이었다"고 말했다.

며칠 전 열린 칠곡군 기산면 영농교육 현장에서는 칠곡군선관위 관계자가 이 전 의원을 향해 "초청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선거 우려가 있다"며 교육현장에서 나가줄 것을 요청하자, 이 전 의원이 불쾌한 표정과 태도로 현장을 나가는 바람에 교육장 분위기가 엉망이 되기도 했다.

이날 교육에 참가했던 한 주민은 "3선을 지낸 의원답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인기 전 의원은 "당시 전혀 불쾌하지도 않았고, 그런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선관위의 지도계몽을 잘 따르겠다고 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은 "현역의원으로서 여러 차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지만, 불만을 토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 전 의원은 선배 의원이고, 행사 관계자와 참석자들은 선거구민들이다. 내가 불만을 나타내면 이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혼자 속을 끓이는 게 낫다"고 했다.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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