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과 하드코어 합성어…평범함에서 핵심을 찾는 패션
다소 큰 사이즈의 팬츠에 슬립 온 형태의 운동화, 박시한 재킷과 슬림한 팬츠에 슬리퍼, 울 팬츠에 얇고 힘없이 흘러내리는 실루엣의 니트웨어. 얼핏 보기에 집안에서 입는 듯한 편한 옷차림이다. 사실 이 패션은 작년 가을부터 핫 트렌드로 떠오른 '놈코어'(Normcore) 패션으로 멋을 내지 않은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그 자체가 멋이 되는 패션이다.
놈코어 패션은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에서 핵심을 찾는 패션을 뜻한다. 평범함과 핵심, 절대적인의 의미가 합쳐져 만들어진 놈코어. 이 신조어는 뉴욕의 트렌드 예측 그룹인 k홀(k-hole)에서 처음 파생된 단어로 평범하다 못해 밋밋하고 성의 없는 그런 스타일로 보일 수도 있다. 편안하고 심플한, 꾸미지 않은 듯 멋을 내고 싶다면 남은 겨울 동안 놈코어 패션에 도전해보자. 물론 이런 놈코어에 어울리는 메이크업도 따로 있기 마련이다.
꾸미지 않은 듯 공들인 메이크업, 놈코어 패션에는 완벽한 풀 메이크업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촌스럽게 여겨질 만큼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패션에는 화장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야 한다. 최소한의 메이크업 단계만으로 여전히 시크하고 예뻐 보이는 비법을 소개한다.
◆과감하게 줄여라
끈적임 없는 자외선 차단 겸용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더하는 프라이머, 부분적 잡티 커버용 컨실러, 얇고 촉촉하게 발리는 리퀴드 파운데이션, 입자가 고운 페이스파우더, 이렇게 나열된 것들은 놈코어룩 메이크업의 80%를 차지하는 피부 표현에 쓰이는 재료들이다. 다소 복잡하고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실제 피부가 예뻐 보일 수 있는 방법과 과정으로 그 수고스러움은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다 건조하고 차가운 계절엔 보습 제품을 하나 더 추가하면 소위 리얼 피부로 탄생할 수 있다. 단, 여러 단계를 거치므로 최대한 적은 양을 사용하여 발라주는 것이 포인트다. 지나친 쉐딩이나 볼터치가 생략된 메이크업인 만큼 피부 표현에서 최소한의 윤곽 수정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전체 얼굴 톤의 보정이 끝났다면 T존 부위에는 한 단계 밝은 파운데이션이나 쉬머 파운데이션을 퍼프나 손가락을 사용해 아주 조심스럽게 잘 두드려 주어야 한다. 절대 밀면서 바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T존 부위에 펄이 많이 들어가는 순간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 리얼 스킨 톤에서 벗어나기 쉬우니 놈코어 메이크업에서는 펄 제품의 사용은 자제하도록 하자. 만약 눈가 주위의 주름이 고민된다면 소량의 아이크림을 주름이 지거나 건조한 부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에 미리 충분히 두드리며 발라주면 시간이 지나도 주름 사이에 파운데이션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파운데이션을 브러시로 사용한다면 피부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톡톡 두드리듯 터치해 주어야 밀착력이 높아진다는 것도 잊지 말자. 추가적으로 컨실러를 사용해 잡티나 가리고 싶은 부위가 있다면 해당 부분에만 사용해 준다. 주근깨나 점이 매력적이라면 피부를 인위적으로 보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두는 것도 진정 리얼 스킨 메이크업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 단계인 파우더는 본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브러시의 끝부분에 페이스 파우더를 살짝 묻혀 분첩에서 양을 조절한 후 T존, 중앙 뺨, 페이스 라인 순서로 전체 얼굴에 가볍게 터치해 과도한 유분만 잡아주어 피부 표현을 마무리한다. 다크셔클이 염려된다면 연한 피치(살구색이 감도는)색과 연한 핑크 볼터치를 잘 믹스해 눈가 주변과 중앙 볼 주변을 가볍게 터치해 주고 피치와 핑크색의 아이섀도를 믹스하여 눈가 언더라인을 가볍게 터치해주면 시간이 지나도 다크서클이 두드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 있다.
눈썹 화장은 머리카락색과 가장 유사한 아이섀도로 눈썹이 난 방향 결대로 빗살 모양으로 터치해 주고 눈썹 끝을 다소 굵고 흐릿하게 그려 최대한 본인 눈썹처럼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눈 화장 또한 최소한으로 베이지색의 아이섀도로 한두 번 눈두덩을 터치해 주는 정도로 간소화시키고 아이라인은 아주 얇게 그리거나 어두운 밤색 아이섀도로 대신해도 좋다. 마스카라도 투명 마스카라가 있다면 컬을 주는 정도로만 표현한다.
입술화장은 립 펜슬을 사용하기보다는 립스틱의 번짐과 지속력을 주기 위해 립 프라이머를 사용해 보자. 립 펜슬을 사용하면 정교한 입술라인 때문에 이것 또한 인위적인 이미지가 되기 쉽다. 입술 중앙에 펄이 들어간 립스틱을 톡톡 얹듯이 발라준 후 피부 톤과 유사한 립스틱으로 입술 외곽 쪽에 옅게 발라 입술 중앙에 바른 색과 그라데이션하면 놈코어 메이크업의 리얼 스킨 메이크업과 어울리는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패션 센스는 갖춰야
헤어 연출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좋으니 헤어스프레이를 비롯한 고정용 제품의 사용은 지양하도록 한다. 놈코어 패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자연스럽게 옷을 입었다고 해서 모두 놈코어 패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편하고 평범하며 눈에 띄지 않는 패션이라도 그 속에 미묘한 패션 센스는 갖춰야 한다. 평범하면서도 매력이 묻어나는 것, 그것이 놈코어 패션, 놈코어 메이크업의 핵심이다.
김수정(수성대학교 뷰티스타일리스트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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