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치러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유승민 국회의원(대구 동을)과 이주영 국회의원의 양강 구도로 점쳐지면서 동료 국회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유 의원과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 서로 상반된 이미지로 분류되고 있어,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백척간두에 처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덕목을 가진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원조 친박' 경력이 뚜렷하지만, 소신 있는 정치철학으로 잘못된 길로 간다고 판단되면 '옳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성품의 소유자로 각인돼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친박계에선 "유 의원을 두고 '할 말은 하는 쓴소리'라고들 하지만 사심(私心)이 없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충정의 표현들"이라고 유 의원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우고 있다. 25일 원내대표 출마선언문에서도 이 의원은 "원내대표의 지도력으로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라면서 "정치 불신을 극복하고 당청 소통을 강화해 국민감동의 정치를 펴서 다가올 총선에서의 승리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뚜렷이 구별되는 두 후보의 자질을 두고 당내에선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더 적합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국회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내년으로 닥친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투표"라면서 "현재 당의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지는 등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당을 재건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19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원내대표를 지냈던 분들은 하나같이 '강한 여당'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국민의 눈엔 '청와대 거수기' '청와대 2중대' 등으로만 비치지 않았나"면서 "지금은 올바른 당청 관계를 주도하면서 집권 여당으로 우뚝 서 박근혜정부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와 이어서 정권 재창출까지도 여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청와대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청와대와의 합리적인 밀월관계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잘 나갈 때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견제론도 있었지만, (지지율이) 30%로 폭락한 현재는 오히려 동정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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