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교통혼잡 '해법'
교통전문가들은 현대백화점 일대 교통 혼잡의 해결 방안으로 백화점 진출'입로 추가 확보, 주차수용관리정책 강화 등의 제안을 내놨다.
이들은 이 일대의 근본적인 교통개선을 위해서는 ▷백화점 서쪽 주차빌딩의 진출'입구 분리 ▷중앙파출소 앞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일부 구간 시간제 해제 등 보다 적극적인 소통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가 지역의 대표적인 차량 정체구간인 현대백화점 일대 교통혼합 문제와 관련, 차량 흐름 개선을 위한 용역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교통전문가들도 백화점 진출'입로 추가 확보 등의 제안을 내놨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김정래 교통공학박사는 "달구벌대로 통과 차들이 모두 도심 시설을 목적지로 하지 않는다. 상당수 차는 달서구'서구, 또 수성구'동구 등을 가려고 잠시 통과할 뿐이다. 따라서 차량 흐름 네트워크를 파악해야 차량분산과 유기적인 차량흐름 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진출'입로 확충
전문가들이 본 이 일대 차량흐름의 방해요소는 현대백화점 주차장과 그 옆에 들어선 주차빌딩이 같은 진출'입로(왕복 2차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 주차장이든 주차빌딩이든 차를 대려면 이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대기차량이 많을 땐 달구벌대로의 가장자리 쪽 1, 2개 차로를 막아 차량 지체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두 주차공간의 진출'입로 분리는 가장 선행돼야 할 과제.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이 진출'입로는 백화점의 주차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실제로는 주차빌딩으로 들어가려는 차들까지 몰리면서 대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진출'입로를 분리해야 하고, 추가적인 진출'입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월당네거리 아래 메트로센터의 지하공간을 백화점 진출'입로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눈에 띈다. 현재는 백화점 주차장(지하 3층)에서 메트로센터 주차장으로 연결통로가 있지만 백화점에서 달구벌대로로 빠져나가는 '원웨이'로만 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공간을 확보하든, 진출'입 시간제를 활용하든 진입과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면 새 진입로가 확보돼 지상 한 곳에만 있는 진출'입로의 차량을 분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달서구와 서구 방향에서 온 차들이 백화점으로 진입하려 반월당네거리에서 굳이 유턴하지 않아도 된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해제
조심스럽지만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중앙파출소~반월당네거리)의 자가용 부분 허용 제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 방안은 현대백화점, 동아쇼핑에서 수성구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차들이 달구벌대로(반월당네거리에서 계산오거리 방향)로 진입해 다시 계산오거리 앞에서 유턴하는 것을 피할 수 있어 차량 뒤엉킴을 해소할 수 있다. 박관 중구청 교통과 교통영향평가 담당은 "자가용의 대중교통전용지구 이용이 금지돼 달구벌대로로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약령시 등 이면도로에 집중돼 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며 "일부 구간의 혼잡시간대 자가용 이용이 허용되면 이 일대 차량 지체도 상당 부분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차수요 관리 제대로 해야
궁극적으로는 도심 대형주차장 이용을 줄이는 주차수요관리 정책 강화가 절실하다. 주차비용 부담을 높이거나 차를 대기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 도심으로의 차량 유입을 줄여야 한다는 것.
김갑수 대구경북교통학회 고문(전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백화점 경우) 영수증 한 장으로 주차요금을 대신해주는 방식으로는 도심으로의 차량 유입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교통유발시설에 대해 주차장의 주차요금과 면수, 주차시간과 목적, 시간당 회전율 등을 분석해 주차요금을 차등,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차를 가져가지 말자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시설에서 시행 중인 주차 허가제 도입도 검토해볼 대상. 대구의 한 교통영향평가 전문업체 대표는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발부된 주차허가증이 있어야 주차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며 "대구도 이를 시행하거나 이들 시설 이용차량에 한해 10부제를 시행하는 등의 좀 더 강한 주차수요관리 정책 도입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교통 담당자들의 전문성 확보도 시급한 과제.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대구시 건설교통국과 각 구청의 교통직 담당자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각각 15개월과 18개월에 불과하다. 이 탓에 교통용역 수행 도중에도 담당자가 교체되는 일도 있어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현재 계약직인 교통직공무원의 정식 공무원화가 필요하다. 울산시와 경기도처럼 교통직공무원을 채용해 전문성을 키운다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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