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객관적 전력은 한수위, 8년전 준결승전서 패배 악몽
'승부차기는 잔인하다.' 실축한 선수에게 돌아가는 비난 등 결과가 주는 잔인함 때문에 승부차기는 종종 폐지론에 휩싸였지만, 꿋꿋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 팬에겐 이보다 더 짜릿한 승부는 없다.
승부차기는 특히 객관적인 전력과는 다른 결과를 내는 때가 잦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들이 승부차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짐을 싸고 있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8강 토너먼트가 시작되자마자 4경기 중 3경기가 연장 승부로 이어졌고, 2경기는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유력한 4강 후보였던 일본과 이란이 이번 대회 준준결승전에서 각각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에 승부차기 패를 당했다.
26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이번 대회 준결승전을 갖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승부차기 경계령이 내려졌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 승부차기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한국은 이라크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한국은 69위로 이라크(114위)보다 45계단이나 높다. 역대 전적에서도 최근 경기이던 2007년 3월 친선경기에서 승리한 것을 포함해 6승10무2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라크는 8강전에서 이란과 혈투를 치러 전력누수도 심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8년 전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3대4로 패했다. 이라크는 이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앞서 1972년 아시안컵 본선 조 편성 경기에서도 한국은 이라크에 승부차기로 2대4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의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은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8강전에서 뛴 선수들을 대거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에는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이나 '제로 톱' 조영철(카타르SC)이 자리 잡는다. 공격진의 좌우 날개에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근호(엘 자이시)가 투입된다.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골잡이 본능을 살린 손흥민과 이라크전에서 두 골을 기록 중인 '중동 킬러' 이근호는 공격의 핵이다.
공격진을 조율할 공격형 미드필더는 남태희(레퀴야)가,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박주호(마인츠)가 맡을 전망이다. 포백은 김진수(호펜하임)-김영권(광저우 헝다)-곽태휘(알힐랄)-김창수(가시와 레이솔)로 짜일 것으로 보인다. 골문은 매 경기 선방으로 주목받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킨다.
한국에 맞서는 이라크는 수비형 미드필더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카심은 8강전까지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선 핵심 선수다. 이라크의 최전방에는 132차례 A매치 경력이 빛나는 '이라크의 국민 영웅' 유누스 마흐무드가 포진한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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