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 <상>대구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들

입력 2015-01-26 05:00:00

R&E 활동의 결실…고교생 관심 분야, 논문으로 뀄다

대륜고 학술 동아리가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하는 모습.
대륜고 학술 동아리가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하는 모습.
대건고 역사탐구 동아리가 연구 논문을 쓰기 앞서 현장 체험을 하는 모습.
대건고 역사탐구 동아리가 연구 논문을 쓰기 앞서 현장 체험을 하는 모습.
학생들은 과제연구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논문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23, 24일 영남이공대 예지관에서 열린 제3회 대구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 참가해 최우수논문상을 받은 대구 고교생들.
학생들은 과제연구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논문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23, 24일 영남이공대 예지관에서 열린 제3회 대구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 참가해 최우수논문상을 받은 대구 고교생들.

'대구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은 과제연구(R&E: Research & Education)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과제연구는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조사, 연구한 뒤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프로그램. 청소년들이 희망 진로와 전공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쌓고 논리적 사고력, 학술 연구 능력을 키울 수 있어 고교 현장에선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는 이 프로그램을 확산시키기 위해 대구시'경상북도교육청과 함께 학술한마당을 열고 있다. 제3회 학술한마당은 23, 24일 영남이공대 예지관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논문 118편과 포스터논문 28편 가운데 최우수 논문상과 최우수 포스터논문상을 받은 대구'경북 고교생들의 논문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다만 심사위원단은 경북과 달리 대구 경우 최우수 포스터논문상 부문의 출품작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최우수상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웹툰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논문 주제 및 저자=대구 대륜고 전민재, 이중우 학생(지도교사 배유림)은 '웹툰이 청소년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사회과학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웹툰(web toon)은 만화의 한 장르로 인터넷상에서 보여주기 위해 그린 만화다.

▷논문 내용=인터넷의 대중화와 관련 기술의 발달로 만화 시장에서 웹툰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웹툰 시장은 3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체 만화 시장 중 웹툰의 점유율은 2013년 20%에서 2015년 35.6%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웹툰이 인기를 끄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흑백으로 표현되는 것이 다수이던 기존의 만화와 달리 웹툰은 그림의 색감이 다양하고 선명해 신세대의 눈길을 끈다. 내용 또한 보다 신선하고 친근한 것들이 다뤄지는 등 전반적으로 소재가 다양화하고 있다. 여기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률이 아주 높다는 점, 다른 읽을거리에 비해 그림으로 구성돼 쉽게 읽힌다는 점 등이 웹툰의 장점이다.

하지만 너무 흥미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볼 필요도 있다. 학습 만화 등 유익한 것도 있지만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강한 것들도 있어 청소년들이 만화를 선정하는 데 신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웹툰이 자유로움, 개성, 신속성 등을 무기로 빠르게 전파되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번 연구 과정에서 대구 고교생을 대상으로 웹툰 감상 횟수와 시간, 감상 장르에 따라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웹툰이 청소년의 정서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즐거움을 위해 적절히 보거나 보고 난 후 만족도가 높으면 긍정적 정서를 갖게 하는 반면 너무 많이 보거나 현실 도피성으로 보게 되면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되짚어보기

▷논문 주제 및 저자=대구 대건고 윤석준, 신용준, 이진수 학생(지도교사 김정훈)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과 대응 방안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 사회과학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급속히 성장시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짚었다.

▷논문 내용=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은 우리나라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고, 이 문제점들이 현재의 우리 경제에도 여전히 영향을 끼친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해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해소하는 것이다.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수출 주도형 정책이다. 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수출주도형 전략은 경제 성장을 위한 최적의 방안이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졌고, 이로 인해 한국 경제는 외부의 경제 변동에 민감한 성격을 띠게 됐다.

둘째는 대기업 집중 육성 정책이다. 수출 주도형 정책 아래 대기업을 육성해 수출량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한일협정을 통해 얻은 배상금과 베트남 전쟁과 같은 특수 경기는 이 정책을 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한국은 이중적인 공업 구조를 지니게 됐고, 대기업 중심의 사회 구조가 형성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수시장을 확대해 대외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 내수시장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려면 정부의 서비스업 규제 완화, 협동조합 개설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협동조합 경우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 경제에 활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기업 중심의 사회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사회적 기업 육성은 대기업의 부를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강화하고 자치단체들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수학으로 접근해보는 청소년들의 흡연 감소 방법

▷논문 주제 및 저자=대구 경신고 이강호, 조정연, 김민수, 정승민, 박주형 학생(지도교사 허준일)은 '수학 모형을 이용한 대한민국 청소년 흡연 감소를 위한 최적제어 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자연과학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들은 질병 역학적 수리 모델인 SIRS 모델에 최적 제어 이론을 적용해 청소년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변화, 흡연율 감소 방법 등을 살폈다.

▷논문 내용=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한 것은 금연을 유도,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려는 것이다. 여기다 청소년의 흡연 감소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청소년의 흡연은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2005년 11.8%에서 2013년 9.7%로 지난 9년간 크게 감소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인구 중 약 47만 명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친구들이 서로 흡연을 권유하고,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전염병처럼 흡연이 사람과의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특성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논문에선 청소년 흡연의 전파가 사회적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을 이용해 2008년 발표된 샤로미(O. Sharomi)의 논문을 바탕으로 청소년 흡연율의 변화 양상을 새롭게 수학적 모형화했다. 또한 최적 제어 이론을 적용해 점점 높아져 가는 청소년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최적의 전략이 무엇인지 찾아보려고 했다. 인구 집단을 청소년 집단으로 간소화하고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모수(모집단의 특성을 나타내는 수치)를 일부 택한 뒤 MATLAB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율을 줄이려면 비흡연자들이 담배에 손을 대는 것을 예방하려는 정책을 펴기보다 흡연자들의 금연을 유도하는 것이 낫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약물치료와 금연 클리닉 등을 진행해 금연자 수를 늘리고 계속 담배를 멀리하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흡연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디도스 공격, 어떻게 막을까

▷논문 주제 및 저자=대구 영신고 정준우, 이승민, 김기범, 정승환, 이다혜 학생(지도교사 유연정)은 'DDoS 공격에 대한 새로운 방어책의 제시'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 발표해 자연과학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디도스(DDoS'Distributed Denial of Service)는 컴퓨터 해킹 방식의 하나로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라고도 한다. 2009년 이 방식의 공격으로 한국과 미국이 혼란에 빠진 적이 있다.

▷논문 내용=디도스는 여러 대의 공격자(이른바 좀비 PC)를 분산 배치, 동시에 동작하게 함으로써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이다. 2009년 7월 한국과 미국의 정부기관, 은행,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등에 이 공격이 가해져 전산망에 장애를 일으킨 적이 있다.

현재 디도스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방어 장비를 구입해 디도스 예방에 힘쓰는 곳도 늘었다. 하지만 공격 방법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탓에 방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디도스는 공격 방법이 단순해 전문적인 해킹 관련 지식이 없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전달 과정에서 구조가 복잡해지면 역추적도 거의 불가능해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디도스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새 방안을 제시한다. CMD 프롬프트 명령어를 이용한 방어책이 그것이다. 허용되지 않은 포트의 연결을 차단하고,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좀비 PC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디도스의 탐지와 방어에 모두 사용 가능하고, 새로운 악성코드가 개발돼도 프로그램을 자주 갱신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사용자가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각 포트의 허용'차단 여부를 설정해야 해 불편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앞으로 보안 업체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유해 사이트인지를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판단, 포트의 허용'차단을 결정하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사용자가 직접 사이트를 등록해야 하는 불편함은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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