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참여마당] 시2-눈꽃

입력 2015-01-22 08:00:00

# 눈꽃

흐린 하늘은 민들레 꽃씨처럼 커다란

씨방을 가지고 있다

하얀 민들레 꽃씨가

톡, 터져 바람에 흩날리면

커다란 캔버스는 하얗게

덧칠한 풍경화로 완성된다

가느다란 조릿대 위에

물먹은 솜의 무게는

농부의 지친 어깨처럼

뼈마디마디 쑤시는 노동을 견디며

겨울을 고봉으로 피워내고

저수지 빙판에 쌓인 눈은

은행 대출이자 고지서처럼 수북하다

햇빛에 저당 잡힌 흰 눈꽃들

농부의 한숨 섞인 눈물을 찍어내고 있다

-백미혜(대구 수성구 고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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