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거리 거닐면서도 모르셨죠?

입력 2015-01-22 07:25:10

특구 지정 10년째, 침산동·노원동 3공단 일대 조형물만 덩그러니

한국안경산업의 태동지인 대구안경특구는 올해로 특구 지정 10년을 맞았지만 시민들을 불러모으는 명소가 되지 못하고 있다. 특구 내 안경거리 모습.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한국안경산업의 태동지인 대구안경특구는 올해로 특구 지정 10년을 맞았지만 시민들을 불러모으는 명소가 되지 못하고 있다. 특구 내 안경거리 모습.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올해 70주년을 맞은 대구 안경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무늬만 특구로 전락한 '대구안경산업특구'를 내실화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안경산업특구는 400여 개 안경업체가 밀집한 북구 침산'노원동 3공단 일원으로, 2006년 북구청이 기획재정부에 요청해 지정받았다. 전국 안경제조업체의 82%가 모인 안경산업의 태동지를 특구화함으로써 대구안경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재도약시킨다는 취지였다. 이후 특구에는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가 건립됐고, 안경거리(침산교~만평네거리 3㎞), 안경 조형물, 안경토털비즈니스센터(올해 완공 예정)가 연이어 조성됐다.

그러나 현재 대구안경산업특구는 '특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제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 찾아간 대구안경특구와 안경거리는 침산교에 설치된 대형 안경 조형물과 버스정류장에 붙은 안경조형물 등을 제외하면 안경특구라는 점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대로변에 몇몇 안경업체와 안경원이 자리 잡고 있을 뿐 노후된 3공단의 변두리 거리에 불과했다. 178억원을 들여 올해 건립하는 7층 규모의 안경토털비즈니스센터도 공단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랜드마크가 될까 의구심을 자아냈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대구안경축제도 2007년부터 엑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안경업체들도 특구 지정에 따른 혜택이 전무하다며 혀를 찬다.

북구청은 올해부터 대구안경축제를 '대구국제안경전'과 분리해 10월에 특구 일원에서 연다는 계획만 세웠을 뿐 안경산업특구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과연 이 일대가 안경거리라고 알아볼 수 있겠는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며 "시민들이 즐겨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바이어들이 영세한 공장만 둘러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있어 안경 완제품, 액세서리 등을 전시하는 공간이 특구 내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측은 최근 안경거리 경관 개선을 위해 전선지중화를 북구청에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곳 장정석 전무는 "3공단이 문을 닫는 야간이 되면 이 일대는 행인도 없는 캄캄한 거리로 변한다"며 "3공단 재생사업에 발맞춰 안경거리에 '안경 판매존' '안경 패션존' 등 시민들이 안경을 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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