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유치원 지원비 39% 삭감…통학차 멈춰설라

입력 2015-01-21 07:19:34

경북도교육청 예산 쪼개기 '비난'…개원 앞두고 통원 대란 우려

경상북도교육청이 올해부터 공립유치원 통학차량 운영 지원비를 대폭 삭감, 대다수 유치원들이 통학차량을 빌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공립유치원들의 '통원(通園)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도교육청은 그간 지원을 하지 않던 사립유치원에 올해부터 통학차량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결정, 공립이든 사립이든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정편의적 예산 쪼개기의 전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88억9천735만원이던 공립유치원 통학차량 운영비를 올해는 54억4천994만원만 배정했다. 무려 38.8%나 줄인 것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466개 공립유치원(단설 및 초교 병설유치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218대의 통학차량을 운행했다. 도교육청이 통학차량 운영비(운전원'승차보조원 인건비, 유류비, 보험료, 차량유지비, 부가가치세 등 차량운행에 따르는 모든 경비 포함)를 지원해준 덕분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올 들어 이 운영비를 줄이면서 3월 개원을 불과 2개월 앞둔 도내 공립유치원에는 비상이 걸렸다. 공립유치원들은 개원을 앞두고 1, 2월에 통학차량 임차계약을 체결하는데 상당수 전세버스 운송업체들이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돈으로는 입찰에 응할 수 없다"며 입찰 불참을 통보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산의 한 병설유치원 관계자는 "원아모집 당시 통학차량을 운행한다고 약속했는데 올해 배정된 돈 액수를 보고는 전세버스 운송업체가 모두 돌아서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안동시 전세버스협의회는 19일부터 '유치원 차량운행비 예산 40% 삭감으로 통학버스 운행이 어렵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이를 본 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교육청은 지난해까지 통학차량 운영비 지원을 하지 않던 도내 250개 사립유치원(운행차량 439대)에 대해 27억1천800만원(원아수 50명 미만 연간 600만원, 50명 이상 1천200만원)을 배정, 올해부터 재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폭 줄면서 재정 규모를 감축, 통학차량 운영비가 줄었다. 사립유치원도 유아교육의 큰 축인 만큼 지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안동 권오석 기자 kr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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