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 군, 터키 인물과 비밀 SNS로 대화"

입력 2015-01-20 07:10:21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조직원 모집에 주로 사용하는 채팅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과는 19일 "김 군이 슈어스팟(Surespot)이라는 SNS를 사용해 터키 현지 인물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의 이용자와 수차례 대화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내 이용자에게 생소한 슈어스팟은 서버를 거치지 않고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해 대화하게 하고, 대화 내용도 암호화해 보안성이 높은 SNS다. 경찰은 김 군의 컴퓨터를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 군이 터키에 있는 한 인물의 계정과 트위터 PC 버전으로 작년 12월까지 꾸준히 대화해 온 사실을 파악했다.

그런데 김 군과 이 인물이 트위터로 대화하던 중 가끔 "트위터 말고 슈어스팟을 쓰자"라고 의견을 교환하고 나서 대화 내용이 끊기는 대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슈어스팟은 IS가 'KIK'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군이 터키로 갈 때 휴대전화를 들고 갔다가 실종됐기에 실제로 김 군과 이 인물이 슈어스팟을 썼는지도 현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앞서 김 군이 터키로 출국하기 전 국제전화를 하거나 터키에 도착하고 나서 현지 전화와 통화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행적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군이 휴대전화 대신 슈어스팟을 통해 이 인물이나 다른 현지인과 대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김 군과 동행한 홍모(45) 씨를 18일 오후 소환해 조사하면서 "김 군이 자발적으로 호텔을 나선 것 같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10일 아침 김 군과 함께 조식을 먹었는데, 김 군이 먼저 자리를 떠 호텔 방에 올라가는 줄 알았다"며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텔에 가보니 김 군과 김 군의 짐이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0일 오전 김 군 부모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21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첫 해외여행을 떠난 김 군은 이달 8일 터키에 입국해 이틀 뒤인 10일 킬리스의 한 호텔에서 목격된 뒤 연락이 끊겼다.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는 17일(현지시간) "한국인 남성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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