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긴급 자금 80억원 투입…하역료 현실화 등 대책 마련

입력 2015-01-20 07:45:20

영일만항 자본잠식 돌파구는

물동량 부족에 따른 적자경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포항 영일만신항을 활성화하기 위한 긴급자금 투입, 물동량 확보, 원양항로 개설 등이 논의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물동량 부족에 따른 적자경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포항 영일만신항을 활성화하기 위한 긴급자금 투입, 물동량 확보, 원양항로 개설 등이 논의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 영일만항이 물동량 부족에 따른 적자경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포항시와 포항영일신항만㈜에 따르면 영일만항이 지난 2009년 8월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평균 7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780억원 중 762억원이 잠식됐다. 나머지 18억원도 올 상반기 중에 잠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전체 물동량을 14만8천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로 가정했을 때 수입 132억원, 지출 201억원으로 69억원의 적자가 전망된다.

영일만항 경영 악화는 대규모 SOC사업의 특성상 건설비용과 고가장비 구입 등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투자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정부와 체결한 민간투자시설사업 실시협약 물동량 대비 실제 처리 물동량이 38%에 그쳤다. 2014년 협약물량은 36만5천TEU이지만 처리 물동량은 14만TEU에 불과하다. 게다가 협약 하역료(물량처리단가) 대비 실제 적용 하역료가 43%(2014년 10만6천원 대비 4만6천원 적용) 수준이다.

영일만항은 해양수산부와 포항영일신항만의 민간투자시설사업 협약에 따라 자기자본 780억원, 정부지원 1천232억원, 은행차입금 1천72억원 등 3천84억원이 투입돼 2009년 3만t급 4선석 규모로 건설됐다. 자본금 780억원은 대림산업, 코오롱건설, 한라건설 등 6개 건설사가 80%, 경상북도'포항시가 각 10%를 출자했다.

포항시는 자본금이 완전 잠식되면 긴급자금 80억원을 투입해 포항영일신항만을 운영한다. 아울러 출자사 대표(대림산업)와 연계해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당시 물동량 및 기준 사용료 과다 추정 등을 이유로 민간투자사업 협약내용 변경 등을 재협의한다. 또 대주단(옛 조흥은행 등)과 원금 상환 연기 및 이자율 제고 등의 사업 재구조화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최동준 영일신항만 대표는 "물동량 감소는 러시아 루블화 하락에 따른 쌍용자동차의 러시아 수출 물량 감소가 주원인"이라며 "올 상반기 긴급자금 80억원을 투입하고 원금 상환 연기, 하역료 현실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시는 올해부터 선사와 수출기업 등을 대상으로 일대일 포트세일을 강화하고 미주, 유럽, 남미를 운항하는 원양항로를 개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훈춘의 포스코 및 현대 물류센터와 협의를 통해 영일만항의 신규 물동량 유치에 적극 나서 오는 2020년에는 처리물동량 25만TEU를 달성해 경영수지 흑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018년 영일만 인입철도가 개통되면 철도를 이용하는 화물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2020년까지 25만TEU 처리를 목표로 물동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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