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텃밭 대전…'공약'은 없고 흠집내기만

입력 2015-01-19 07:55:26

새정치 호남 합동연설회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주자들이 18일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대격돌을 벌였다. 호남은 야당의 뿌리이자,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이날 전남과 광주에서 잇따라 열린 시'도당대의원대회는 중반에 접어든 전당대회 레이스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당권 주자마다 텃밭 공략에 열기를 쏟았다.

문재인 후보는 당면 과제인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힘있는 '간판스타'가 당의 얼굴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 호남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문 후보는 "이번 전대는 다음 총선의 지휘부를 뽑는 선거다. 자신만이 이기는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 출신인 박지원 후보는 잇단 선거 패배로 부글부글 끓는 지역 정서를 달래면서 계파 갈등과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대권 주자가 아닌 자신이 대표가 돼야 당이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많은 야권 정치인들이 급할 때만 호남으로 몰려오고, 급한 불이 꺼지고 나면 호남을 버리고 있다"면서 문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을 대표하는 이인영 후보는 친노-비노의 갈등과 영'호남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세대교체를 강력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민생정당 모델을 내놨다. 그는 "다시 김대중의 길을 가겠다. 김대중의 길과 노무현의 길을 싸움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계파질서, 지역구도를 깨뜨리고 우리 당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정책 대결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호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도 서로 헐뜯기에만 치중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는 노무현 정권 때는 정권이 부산정권이라 하고, 부산 강연회에 가선 영남대표가 돼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지역주의"라며 "우리 호남은 표만 주고 참고만 있어야 되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도 "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데 제가 더 낫지 않겠나"며 박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시대에는 친노와 비노가 없었고, 영남과 호남이 따로 없었다. 김대중에게는 당권'대권 논쟁도 없었고, 계파패권이나 지역당권이라는 낡은 구호는 더더욱 없었다"며 문'박 후보의 대결구도를 싸잡아 비난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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