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으로도 모자라 행정관까지…"

입력 2015-01-16 07:28:06

이재오 '수첩파동'에 쓴소리…최고위 전원 불참

상하이발 개헌론,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청와대 쇄신론 등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을 촉발했던 요인들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김무성 대표의 '수첩 파동'으로 새누리당 내 계파 간 세 싸움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서청원'이정현'김을동 최고위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 이정현 최고위원이 이재오 최고위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인 터여서 정치권에선 계파 간 갈등이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14일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정현 최고위원과 친이계를 대표하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설전은 지금까지 물밑에서 상호 견제하던 수준에서 공개 석상에서 서로 비난하는 모습으로 확전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여론은 무쇠도 녹일 만큼 힘이 있다는 뜻의 '중구삭금'이란 고사가 있는데, 대통령 신년 회견을 보면 중구삭금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회견"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문고리 3인방의 인적쇄신과 청와대 참모들의 공직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인적쇄신 대상에게 오히려 면죄부보다 더 큰 힘을 실어주니까 실제로 문고리 3인방이 실세가 됐다"면서 "이젠 문고리 3인방도 부족해 행정관도 나서서 온 데 헛소리를 하고 다녀서야 되겠나"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친이계 4선인 심재철 국회의원도 가세했다. 심 의원은 "국민과 언론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망'"이라며 "국민들의 전반적인 쇄신 요구는 마치 잘못된 것인 양 치부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친이계의 합동공세에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이것조차 판단을 못 한다면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친박 홍문종 국회의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마디로 말하면 경제 살리기, 구조 개혁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단호한 의지를 밝힌 회견"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엄호했다.

한 여권 인사는 "이달 29일 친박 국회의원들이 주축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국회에서 열리는데, 지난해에 이어 다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친박과 비박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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