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현대자동차 상인판매점 '본동복어'

입력 2015-01-15 07:23:15

탕·수육 맛은 기본…불고기 먹은 뒤 볶음밥 '중독'

간밤의 숙취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릴 때 복국만큼 시원하게 속을 풀어주는 음식도 없다. 독을 지니고 있어 잘못 먹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복국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를 쓰고 찾는 것은 그만큼 복국이 시원하고도 담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꾼들은 복어를 '최고의 속풀이 음식'으로 꼽는다. 술을 마셨건 안 마셨건 복어 요리는 추운 요즘이 제철이다.

◆숙취 해소엔 복국이 그만

24년 전통의 '본동복어'는 꽤 알려진 복어요리 전문점이다. 박상태 대표는 "요즘이 제철이다. 복어는 다이어트는 물론 숙취 해소용으로도 그만이어서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박 대표는 "들여온 식재료는 그날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그리고 식수와 요리에 쓰이는 물은 꼭 정수된 물을 사용한다고 했다. "위생도 위생이지만 국물이 한층 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고 했다.

이날 기자와 함께 본동복어집을 찾은 단골은 현대자동차 상인판매점 직원들. 이병철 차장은 "업무상 술을 자주 하다 보니 다음 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복국 먹으러 가자'고 한다"며 "이 집은 맛과 친절, 그리고 깔끔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음식점"이라고 했다.

◆다양한 복어요리

향긋한 미나리와 어울린 복껍질 초무침이 나왔다.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은 입맛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여자 손님은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찾고, 남자 손님은 술 한잔 곁들이기에 좋은 안주라며 젓가락질에 바쁘다. 이병철 차장 고객인 김인숙 씨는 "개인적으로 복껍질 초무침을 좋아하는데, 식감도 좋고 새콤하고 상큼한 맛에 입맛이 절로 살아난다. 특히 복어의 껍질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아 찾아 먹는다"고 했다.

두툼하게 살을 발라 미나리, 양파 다진 것과 튀김옷을 입혀 갓 튀겨낸 튀김은 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면 '바스락' 씹히는 소리와 함께 담백하고 고소한 복어의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김인숙 씨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며 "미나리 등 채소가 들어가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고 했다.

복불고기는 두툼한 밀복살과 특별한 소스로 버무린 콩나물과 미나리, 버섯 등 갖은 야채를 불판에 익혀 먹는데, 숨이 갓 죽은 아삭아삭한 채소와 부드러운 복어살이 입안에서 섞이면서 환상적인 맛을 낸다.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복불고기는 잘 먹는다. 맵고 달면서도 복어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나재덕 차장은 "양념이 깔끔해 뒷맛이 텁텁하지 않아 좋다.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고 했다. 복불고기를 먹고 난 후 나오는 볶음밥은 꼭 피자 한 판 같다. 메인 요리를 이 볶음밥으로 해도 될 만큼 별미다. 따뜻하고 고소한데다 김과 참기름 향이 훅 지나가고, 채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게다가 복어 양념이 촉촉이 밥 속에 배어 간도 딱 맞다. 김인숙 씨는 "복어도 맛있지만 여자들은 볶음밥 이 맛에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밀복과 미나리, 팽이·새송이 버섯, 콩나물 등을 육수에 찐 수육도 맛있다. 이병철 차장은 "가끔 고객을 대접할 때 수육을 시켜 술안주로 먹는데 다들 '귀한 대접 받았다'는 칭찬을 듣곤 한다"고 했다.

복맑은탕은 복어뼈와 야채로 푹 우려낸 진한 육수에 신선한 복어, 미나리, 콩나물을 넣고 끓여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복어의 신선도에 따라 국물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집에서는 매일매일 들여오는 최상급 복어만을 사용해 맑은탕을 준비한다.

이병철 차장은 "개인적으로 맑은탕을 좋아하는데 별 양념을 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어제 마신 술이 확 깬다"며 "역시 숙취 해소엔 맑은탕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재덕 차장은 매운탕 팬이다. "얼큰한 맛을 좋아해 매운탕을 먹는데 뜨끈뜨끈한 진한 국물 한 그릇을 들이켜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린다"고 했다. 박 대표는 "대구 사람들은 고춧가루를 넣어야 속이 풀린다며 맑은탕 대신 매운탕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복어와 횟집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문홍철 과장은 "확실히 재료가 좋은 것 같다. 생물을 사용해 비린 맛이 없고 육질도 좋다"며 "복어뿐만 아니라 콩나물 등 채소도 신선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복매운탕 9천원, 복맑은탕 9천원, 밀복매운탕·맑은탕 1만5천원, 복어불고기 1만1천원, 복샤브샤브 5만원(대), 밀복수육 4만5천원(대), 복어껍질 2만원(대), 복어튀김 4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설·추석 명절 휴무)

▷규모: 250여 석

▷주차: 80여 대

▷문의: 대구시 달서구 본동 762-2, 053)527-2206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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