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 유출 배후 지목, 사실 여부 떠나 정치적 타격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속 'K와 Y'의 실명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4개월 후에 치러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까지 그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술렁이고 있다.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의 배후로 지목된 'Y'가 차기 원내대표를 준비하고 있는 유승민 전 최고위원(대구 동을)으로 알려졌고, 그 발언이 청와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 전 최고위원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1월 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가 문건의 배후는 김무성,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들었다"면서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번 파문이 5월에 있을 원내대표 선거에서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유 전 최고위원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가 유 전 최고위원이라고 청와대 행정관이 말했다는 것은 그 발언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유 전 최고위원에게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권 한 인사는 "안 그래도 유 전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최대 강적으로 꼽히는 이주영 국회의원이 친박 대표로 나온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마당에 청와대 행정관의 말이라지만 청와대의 본심이 유 전 최고위원을 배제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지 않느냐"면서 "음종환 전 행정관의 단순한 개인적인 생각인지,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청와대의 대체적인 기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청와대는 유 전 최고위원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역 출신 다른 여권 관계자는 "최근 친박의 대대적인 공세를 받고 있는 김 대표와 박 대통령에게 비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 유 전 최고위원이 한 묶음으로 엮이게 된 것도 유 전 최고위원에게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단순한 국회의원 인기투표가 아니라 세력 대 세력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친박계 의원들이 이번 청와대발 '문건 파동 배후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유 전 최고위원에게 좋을 게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비박과 친이계 국회의원들의 결집으로 유 전 최고위원에게 호재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최고위원은 14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이 진짜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사를 통해 밝혀지면 그때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파동이 원내대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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