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특공대'식 지도점검 "구제역, 전화위복 계기 만들자"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돼지에서 시작됐던 구제역은 소로 옮겨가는 중이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안동을 비롯해 전국을 휩쓸고 간 구제역 악몽은 아직도 도내 축산 농가 모두에 남아 있다. 당시 가축 340여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또다시 이런 광풍이 밀어닥치지 않을까 축산농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육류 소비 축소 현상이 나타나 구제역 발병이 없는 축산농가에까지 불똥이 튈까 봐 축산농가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방역 당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더 이상의 추가 확산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방역 당국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는 구제역의 피해 범위 안에 이미 들어간 한우 사육 두수가 전국 1위다. 축산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방역 활동을 최일선에서 지휘 중인 최웅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과정이 어찌 됐든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경북도 내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12월 30일 영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이달 3일 의성과 안동에서 잇따라 감염 돼지가 나왔다. 지난해 7월23일 의성과 고령에서 발생한 뒤 180일이 지난 시점에 또다시 연쇄 발생이 터졌다. 차단 방역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지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역마다 감염 돼지를 매몰 처분한 뒤, 차단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가장 급한 방역 대책은 무엇인가?
▶일부 축산농민들의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구제역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구제역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 경북도는 항체 형성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어 추가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희망도 갖는다. 그렇지만 지금 안심하기보다는 구제역 백신 접종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항체 형성률이 낮은 도내 농가들에 대해 백신 접종 지도점검에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특공대' 수준으로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시행 중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뒤 3일 영천 및 영천 인접 5개 시'군에 14만4천 마리분을, 6일엔 도내 12개 시'군에 45만 마리분을 공급했다.
-구제역이 자꾸만 확산하는 이유, 즉 전파 경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단 차량에 의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구제역 확산 및 추가 유입 방지를 위해서는 출입 차량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가축 수송 차량에 대해 소독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는 '소독필증' 휴대를 의무화했다. 도축장 출입 때 소독필증을 회수, 차량을 소독한 뒤 소독필증을 재발급하는 방법을 강력하게 시행한다. 소독이 끝나기 전에는 농가 등 축산 관련 시설에 절대 출입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단기적 확산 방지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통제초소를 만들고 거점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으로 근본적으로 구제역을 어찌 막을까, 정말 고민이 많다. 특정 계절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던 구제역이 이제 연중 상시 발생하고 있다. 축산 행정을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독시설'가축분뇨 처리시설 등 축사 전반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이제 구제역이 상시, 연중무휴로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또 발생했네'라는 식으로 무덤덤하게 넘기다 보면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다. 방역 인력 구성, 소독 설비, 소독 방법, 소독 기록, 소독필증 발급, 가축 분뇨 차량 등록 및 GPS 장착 여부 등 작은 것 하나라도 챙겨보고 있다. 작은 것에서 구멍이 생긴다.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 이 사태를 수습하고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울 텐데?
▶물론이다. 축산농가들의 도움 없이는 이 높은 고개를 넘어설 수 없다. 구제역은 소'돼지 등 이른바 산업동물의 생산성에 치명적인 질병이다. 구제역 퇴치 없이는 축산의 미래가 없고 극단적으로 축산산업이 없어질 수도 있다. 축산농민들은 백신 접종, 축사 내'외부 소독, 미리 살피기, 의심축 발생 시 즉시 신고, 외부 차량 및 사람의 농장 출입 통제 등에 노력을 쏟아줘야 한다.
구제역이 확산하고 있을 때는 농가 모임도 자제해야 하고 발생 지역 및 다른 농장을 방문하는 것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예방 수칙을 잘 지켜준다면 구제역 예방은 물론, 혹시라도 구제역이 일어났을 때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구제역으로 우리 경북의 축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북 축산업의 현재 위상은?
▶경북은 가축 사육 규모로는 전국 최대 축산 집적지다. 한'육우는 전국 1위, 돼지'젖소는 3위, 닭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영세농이 많다.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고 생산성이 낮다. 이 때문에 우리 축산 경쟁력이 선진 축산국가보다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역에서부터 최고로 가야 할 것이다. 어려움은 발전의 기회다. 우리 축산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축산농가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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