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 수요자에 눈 맞춰 성공한 칠곡군 인구대책

입력 2015-01-09 20:07:34

'대학 기숙사 우선 입주권'을 주는 칠곡군의 인구 유인책은 주목할 만하다. 칠곡군은 대구경북 4년제 대학에 칠곡 학생이 진학하면 향토생활관(기숙사)에 우선 입주토록 대학과 협약을 맺어 지원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자취'하숙에 의존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 공부할 수 있으니 더없이 반길 일이다. 군의 입장에서도 주민 만족도는 높이고 인구 유인책도 되니 일석이조다.

대학향토생활관 우선 입주는 지자체가 대학에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대학은 츨연액에 근거해 해당 지자체 출신에게 우선 입주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발전기금 1천만원을 내면 1명이 기숙사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식이다. 이는 장학금 지급과 더불어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는 대표적 장학제도로 육성해볼 만하다. 대학 입장에서도 발전기금을 받아 시설 확충에 나설 수 있으니 지역주민과 지자체, 대학이 모두 만족하는 윈-윈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칠곡군은 지난 2003년 경북대와 협약을 처음 체결했고 2006년 영남대, 2008년 대구대와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2013년에는 대구가톨릭대, 계명대에 각 3억원씩을 출연해 대상 대학을 늘렸다. 지난달에는 경북대, 이달 초에는 영남대와 추가로 각 10명, 경일대와는 신규로 10명의 입주권을 받기로 했다. 많은 지자체들이 이 제도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지역 주요 6개 4년제 대학과 모두 협약을 체결한 지자체로는 칠곡군이 유일하다. 칠곡군은 이들 대학에 180명의 입주권을 확보해 경북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다른 지자체들이 확보한 입주권은 30~170명 선에 그친다. 이는 '교육 수요'에 일찌감치 눈뜬 칠곡군이 입주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가능했다.

향토생활관 효과가 나타나면서 칠곡군의 외지 전입은 늘고 전출생은 줄었다. 칠곡군 내 초'중'고교생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1년 2천219명이던 고교생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올해 2천980명이 됐다.

농촌 지자체들 사이에선 인구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적정인구를 유지하지 못하면 정부의 정책 지원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굳이 정부지원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인구가 정체하거나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칠곡군이 인구 유인책으로 향토생활관과 장학금 지원 등 '교육 수요'에 집중한 것은 새겨볼 만하다. '맞춤형 교육 수요'에 주목한 칠곡군의 정책이야말로 창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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