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결심에 지갑 열린다…유통가 '다짐상품' 마케팅

새해 들어 금연, 건강 등을 고려해 다짐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직장인 곽우혁(40) 씨는 새해를 맞아 금연을 굳건히 다짐했다. 평소 하루에 한 갑씩 피웠던 곽 씨는 매년 연초에 금연을 다짐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담뱃값이 대폭 인상되면서 금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금연초와 금연패치다. 그는 "매년 금연 결심을 하지만 올해는 40대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됐다"며 "올해는 금연초, 금연패치 등을 활용해서라도 반드시 금연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새해 들어 '다짐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다짐상품은 새해를 맞아 개인의 목표를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상품을 말한다. 유통업계는 관련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금연 다짐상품

올해 가장 인기있는 다짐상품은 금연 보조제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전자담배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8배 넘게 늘었다. 고객 연령대 비중은 30대가 41.7%로 가장 높았고, 40대는 23.9%, 20대는 7.8%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가 아닌 담배라고 단정 지은 뒤 니코틴 함량이 연초 담배 1개비의 2배 정도로 150회가량 연속 흡입하면 치사량에 이른다고 밝혀 향후 판매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은단, 금연패치, 금연초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금연 표지판, 금연 스티커, 금연 시계 등 금연 문구나 이미지를 담은 인테리어 소품도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의 경우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금연초, 금연패치 등 금연 보조용품 판매가 이전 시점과 비교해 9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건강 다짐상품

다이어트 도우미 제품도 인기다. 대구백화점은 다이어트 보조식품인 '세노비스 팻번'과 '세노비스 팻블락' 등 체지방을 몸 밖으로 배출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체중계의 판매량도 늘었다. 생활용품 브랜드 '홈웍스'가 선보인 '마키노 미니체중계'는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30% 이상 늘었다. 마키노 미니체중계는 예쁜 컬러의 미니 체중계 위에 올라가면 LED 램프에 숫자가 뜨기 때문에 체중 감량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재미도 선사한다.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운동용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불경기에 비싼 헬스클럽을 다니기에도 부담스러운 탓에 훌라후프, 요가매트 및 짐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대백프라자점은 요가매트와 짐볼의 경우 전년 대비 약 20%가량 매출이 신장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손쉽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라텍스밴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이어트와 몸의 균형에 좋은 신개념 아령 '캐틀벨'도 판매가 늘고 있다.

트레이닝복, 러닝화, 워킹화 등 스포츠 관련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통상 겨울철에는 다운파카와 방한용 운동복이 인기지만 새해 들어 운동 관련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동아백화점 스포츠용품팀 장성권 팀장은 "중장년층은 워킹화를, 20대 젊은 고객은 러닝화를 찾는 등 전 연령대에서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홍삼과 차 등 건강식품군의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타민과 홍삼 제품, 차 등의 판매율이 백화점별로 20~30%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건강식품전문업체 천호식품 천지혜 담당자는 "모임이 잦은 연말'연초에는 건강보조식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산수유나 헛개나무의 경우 혈액 속에 흐르는 알코올, 니코틴 등을 흡착해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해 금연을 결심한 남성들로부터 큰 인기"라고 했다.

◆다양한 다짐상품

스마트폰 보급으로 다이어리의 인기가 예년만큼 많지는 않지만 새해가 되면 다이어리도 반짝 특수를 맞고, 어학학습에 도움을 주는 제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예전에는 어학학습을 위해 전자 사전이나 동영상 재생을 위한 MP4를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태플릿 PC 한 대만 있으면 어학학습을 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애플이 판매하는 태플릿 PC '아이패드 미니3'의 경우 한 손에 잡히는 크기로 휴대성이 좋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