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나바로 "내가 연봉킹이다"

입력 2015-01-09 07:54:12

삼성 선수전원 재계약 완료…평균 1억5천만원 13%↑ , 최형우·박해민 큰 폭 인상

눈에 띌 만큼의 큰 잔치는 아니다. 하지만 부족해 보이는 것도 별로 없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부자 구단'답게 쓸 데는 쓰고, 아낄 데는 아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2015시즌 등록예정 선수 전원과 재계약을 완료했다. 애초에는 주전 선수들과의 개별 협상이 끝나는 대로 수시로 발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8일 55명(외국인'신인 제외)의 연봉을 일괄 발표했다. 총액은 87억3천100만원, 평균 연봉은 1억5천874만5천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3% 상승했다.

통합 4연패의 주역들은 모두 연봉이 대폭 인상됐다. 최형우는 4억5천만원에서 6억원으로 올라 팀 내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최형우는 "연봉 협상을 가뿐하게 잘 마쳤다. 통합 5연패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고선수 출신의 '신데렐라' 박해민은 팀 내 최고 인상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최저 연봉인 2천400만원에서 191.7% 오른 7천만원을 받는다. 박해민은 "연봉이 오른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상률 2위는 나란히 2천500만원에서 100% 오른 5천만원을 받는 이흥련과 김헌곤이 차지했다. 이지영은 9천만원에서 66.7% 인상된 1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어 김현우(5천만원)와 함께 인상률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이승엽은 화려한 재기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억원 늘어난 9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승엽은 국내에 복귀한 2012년부터 3년 연속 8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임창용은 지난해와 같은 5억원을 받는다.

1루수 채태인은 2억1천만원에서 3억3천만원으로, 유격수 김상수는 2억4천만원에서 3억2천만원으로 연봉이 껑충 뛰었다. 올 시즌 제5선발이 유력한 투수 차우찬은 2억4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25% 인상됐다. 그러나 강봉규'권오준'심창민'신용운'이영욱'이정식 등 지난 시즌 활약이 미미했거나 부상으로 재활했던 선수 6명은 연봉이 삭감됐다.

흥미로운 것은 '예비 FA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는 '전통'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하는 박석민은 지난해보다 1억원 오른 4억7천만원을 받아 인상률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데 따른 격려금 정도의 인상 폭이다. 다른 구단들이 FA를 앞둔 소속 선수들의 몸값을 대폭 올려 타 구단의 영입 의지를 봉쇄하려는 태도와는 차이가 있다.

삼성 관계자는 "성적에 따른 보상만 한다는 구단 방침을 선수들이 잘 알고 있어 박석민과의 협상도 크게 난항을 겪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삼성과 NC 등 일부 구단이 연봉 협상 결과를 일괄 발표하는 방식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구단 입장에서는 몸값이 높은 선수들의 연봉이 일찍 공개되는 데 따른 위화감 조성, 협상 부진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겠지만 팬들의 알 권리는 무시되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도 유명 선수의 연봉 협상 결과는 미디어를 초청한 가운데 이벤트 형식으로 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유계약선수(FA)를 제외하면 언론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아 결과를 한꺼번에 공개했다"며 "잡음 없이 협상을 잘 끝낸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