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황금시장, 2명의 상인회장 "내가 진짜"

입력 2015-01-08 07:06:29

전임 회장 당선무표 판결 나자 상인들 편갈려 회장 선출 갈등

조선 5대 시장 중 하나인 김천장의 명맥을 이어온 황금시장에서 상인회장 선출을 두고 말썽이 일고 있다. 현재 황금시장 상인회장을 자처하는 이는 2명. 이들은 최근 번갈아 김천시장을 만나 자신들의 전통성을 인정해 상인회 등록을 해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해 상인회장 선거와 뒤이은 선거 무효소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초 황금시장 상인회는 선거를 통해 A씨를 상인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전임 회장이던 B씨 측은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무효소송을 벌였고, 지난해 11월 12일 법원은 당선무효 판결을 내렸다. B씨 측은 자신이 전임 회장인 만큼 운영위원회를 열고 회장 선출을 하겠다며 곧이어 상인회장 선거공고를 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상인들은 '황금시장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별도로 상인회장 선출에 나섰다. 결국 양측은 각각 단독 출마한 C씨와 D씨를 상인회장으로 선출했다. '한 시장, 두 회장' 체제가 생긴 것이다.

이처럼 심한 갈등을 빚는 가장 큰 이유는 소송으로 인한 감정싸움이 가장 크다. 그러나 시장 상인회장에게 상당한 이권이 걸려 있다는 점도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개업한 롯데마트는 지역 전통시장상인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상인회에 억대의 발전기금을 제공했다. 김천시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수천만원에 이르는 시장 주변 노상주차장 관리권을 헐값에 상인회에 위임했다. 상인회장은 약 1억원대의 미소금융(무담보'무보증으로 대출하는 창업 및 운영자금)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시는 말썽이 일자 상인회에 위임했던 노상주차장 관리권을 회수했으며 상인회관 이용을 제한하는 등 제재조치를 내리고, 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 상인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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