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 노리는 남부리그 타격왕
삼성 라이온즈 프런트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강한 팀은 주전 몇 명이 빠진다고 약해지지 않고, 약한 팀은 뛰어난 선수 몇 명을 보강한다고 강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은 그랬다. 베스트 멤버들이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해도 '새 얼굴'들이 맹활약하면서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올해 삼성 '화수분 야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5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만난 구자욱(22)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매일 2시간씩 하는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다소 지친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리던 그는 "아직 멀었다"며 다시 덤벨을 잡았다. 모델 뺨치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각오는 단단했다.
"제가 아직 1군에서 한 번도 뛰지 못했습니다. 올해 목표도 당연히 엔트리 진입이죠. 쟁쟁한 선후배들이 많아 쉽지 않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붙잡겠습니다. 대주자든 대수비든 경기에 나서기만 한다면 어느 자리에서나 최선을 다할 겁니다."
구자욱은 대구고 재학 시절부터 삼성의 미래전력감으로 주목받았다. 3학년 때인 2011년에는 각종 국내 대회에서 0.444의 맹타를 휘둘러 신인 지명 2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그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표팀에 발탁되는 기쁨도 누렸다.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은 2년간의 상무 복무였다. 대졸 신고선수로 같은 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박찬도, 청소년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현희(넥센)'박민우(NC) 등의 활약이 자극제가 됐다. "친한 친구, 형들이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뛰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솔직히 부럽기도 했지만 제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다그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우투좌타인 구자욱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빠른 발에다 타격 감각, 작전 수행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게 삼성 관계자의 평가이다. 현재 85kg인 체중만 더 늘린다면 큰 키(190cm)를 바탕으로 장타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타율 0.357(남부리그 1위)와 3홈런 48타점 27도루를 기록했다. 삼진은 29개를 당하였지만 볼넷은 41개를 골라내 좋은 선구안도 과시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을 주전 1루수인 채태인의 백업요원으로 점찍어두고 있다. 그는 고교 시절에는 주로 3루수를 봤으나 지난해 상무에서는 1루수와 외야수를 번갈아 맡았다. "자신감과 집중력을 더욱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요. 팀에서 어떤 자리를 맡겨도 믿음이 가는 선수가 꼭 되고 싶습니다."
구자욱은 입단 첫해였던 2012년 2월 2군 전지훈련단에 포함돼 괌을 찾은 바 있다. 만약 올해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한다면 그로서는 3년 만이다.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승엽'박석민 같은 대선배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입니다. 야구 실력도 그렇지만 야구를 대하는 정신자세, 자기 관리 노하우 등을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선배들의 계보를 잇는 최고의 선수가 되겠습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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