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반환 온정 확산…전국에 알린 '양심 대구'

입력 2015-01-07 07:30:34

안타까운 사연에 시민들 동참, 대구시장 이어 교육감도 나서

'달서구 송현동 현금 투척' 사건 이후 대구의 시민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다. 대구 도심에 현금을 뿌린 손자와 고물상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 뒤 돈을 돌려주는 습득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 것은 물론 이들을 돕기 위한 온정 행렬(본지 1월 5일 자 1면 보도)이 이어지면서 대구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5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민의 온정에 감동해 서신과 함께 10만원을 전달하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도 친필 편지에 현금 10만원을 동봉해 경찰에 전달하는 등 온정 릴레이를 이어갔다. 우 교육감은 편지에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 정이 많은 이들이 대구 사람이다. 이러한 온정이 확산돼 대구시민의 의식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동참하게 됐다'고 뜻을 담았다.

권 시장의 편지와 소정의 금액은 5일 저녁 송현지구대를 통해 부모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시장은 "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따뜻함에 동참하고 싶고, 돈을 돌려주는 행렬이 부디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편지를 쓰게 됐다"고 했다.

특히 이들의 사연이 알려진 뒤 돈을 줍지는 않았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금전적으로 돕고 싶다고 경찰에 의사를 밝힌 시민이 권 시장과 우 교육감 전에도 5, 6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의 뜻을 전해 들은 현금 투척 주인공의 부모는 호의에 감사하면서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원 송현지구대장은 "이들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지만 그 가족이 '지금까지의 마음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성금까지 받을 수는 없다'는 뜻을 전해와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대구의 '양심'과 '온정'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대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6일 대구를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국회의원은 "선량한 대구시민들이 보여준 시민정신에 존경심을 갖게 됐다. 조간신문(매일신문 1면) 기사를 읽고 대구시민의 자존심과 긍지가 살아있음을 느꼈다"며 높이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달서구 송현동 서부정류장 앞 횡단보도에서 A(28) 씨가 도로에서 5만원권 지폐를 뿌렸고, 행인들이 이를 주워갔지만 A씨에 대한 사연이 소개된 뒤 돈을 돌려주는 발길이 이어져 800만원 중 200만원이 A씨 부모에게 전달됐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김봄이 기자 bom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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