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철물점 화재 소방차 12대 출동…소화전 물 공급 못받아 진화 허둥지둥
3일 오전 11시 50분 영주시 원당로 한 철물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는 재빨리 출동했고, 상가 건물이 대로변에 있어 화재 현장에 도착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소방차 14대'구조차 2대'구급차 2대가 달려갔고, 도심 화재진압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소방헬기까지 동원됐다. 경찰'소방서'한전 직원 등 259명이 동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불길을 잡기까지 2시간가량 걸렸고, 잔불까지 완전히 정리하는 데는 무려 9시간 이상 걸렸다. 그 사이 불은 인근 10여 곳의 고추 상가로 번졌고, 바로 옆 상가 건물들로 불길이 옮아붙으면서 2층 및 3층짜리 벽돌건물 등 4채를 태워버렸다. 소방서 추산 재산피해만 3억여원에 이른다.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고압전선이 훼손될 우려가 제기되자 한전이 인근 129가구에 전기공급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후 7시쯤 복구하기도 했다.
왜 이처럼 피해가 커졌을까? 화재 진압 현장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소방차는 도착했지만 초동진화에 실패했다. 이유는 소화전이 얼어붙어 제때 물을 공급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인근 상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소방관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허둥지둥하던 소방당국은 급히 물을 공급하기 위해 인근 소화전 2곳에 호스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마저 얼어붙어 실패했다. 뒤늦게 300m나 떨어진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했지만 시간은 30분가량 흐른 뒤였다.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지만 소방호스마저도 제대로 연결이 안 돼 물이 줄줄 샜다.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영주소방서는 봉화'안동'예천'문경소방서에 도움을 청했고, 급기야 소방헬기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을 빚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영주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에 있는 물을 1차로 사용한 후 소화전에 연결한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까지 떨어져 소화전이 얼어붙으면서 초동진화가 20~30분 늦어졌다. 전국 어느 곳도 소화전과 급수탑에 동결방지 조치를 한 곳은 없다"고 해명했다.
가게가 활활 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상인은 "불을 안 끄고 도대체 뭘 하느냐고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없었다. 소방관들은 '소화전이 얼어붙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비상용 소화전이 얼어붙어서 작동이 안 된다니 말이 되느냐? 소화전이 무슨 장식품이냐?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철물점에서 용접 작업 중 불꽃이 휘발성 물질로 옮아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를 조사 중이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