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체력 소모 커 타자에 유리…가을야구 4·5위 와일드카드 도입
출범 34년째를 맞는 프로야구는 새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간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신생팀 kt 위즈의 가세이다. 사상 처음으로 10구단 체제가 이뤄지면서 팀 간 맞대결은 16차전으로 지난해와 같지만, 팀당 경기 수는 올해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난다. 물론 역대 가장 많은 경기 수다. 원년이었던 1982년에는 6팀이 80경기씩만 치렀다.
9개 구단 체제에서 누렸던 휴식기는 없어진다. 선수들은 월요일을 제외한 6일 동안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선수층, 특히 선발투수진이 탄탄한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유일한 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의 여전한 강세가 점쳐지는 배경이다.
지난해 나타났던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투수진의 체력 소모가 늘어나는 탓에 상대적으로 타자들의 강세가 점쳐진다. '핸드볼 스코어' 경기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풍성한 기록 잔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수한 타자의 지표인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는 선수가 40명을 넘을 수도 있다.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3할을 넘긴 타자가 36명이었다. 반면, 투수들은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다승'삼진 등 누적 기록에서 통산 수치 증가를 노려볼 만하다.
KBO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규정을 강화한 것도 투고타저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내년 시범경기부터 타자는 타석에서 들어서면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하고, 위반 시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또 타자가 등장할 때 배경음악은 10초 이내로 하고, 타자는 음악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서야 한다. 투수 교체시간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단축된다. 2014시즌 경기시간은 평균 3시간27분으로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포스트시즌에 '와일드카드'를 도입한 것은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4위와 5위가 치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 구장에서 2연전으로 열린다. 다만, 4위 팀에 1승의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4위 팀은 1승 또는 1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가을 야구'가 최대 19경기로 늘면서 정규시즌 우승팀은 시즌 최종전 이후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약 3주 뒤에 치르게 된다. 삼성은 지난해 시즌 최종전 이후 18일을 쉬고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흥행을 위한 얼개는 갖췄지만 관중 동원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kt를 비롯해 약체로 꼽히는 팀들이 초반부터 현격한 차이로 뒤처지면 5년 연속 600만 관중 돌파는 장담하기 어렵다. 대구(삼성-SK), 잠실(두산-NC), 광주(KIA-LG), 목동(넥센-한화), 사직(롯데-KT) 등 5개 구장에서 3월 28일 펼쳐지는 개막전까지는 84일 남았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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