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날이 밝았습니다. 자연의 섭리로 보면 어제와 오늘이, 묵은해와 새해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새해 첫날에 큰 의미를 담습니다. 지난해의 상처와 아픔을 털고, 새 희망을 키우기 위해 선을 긋습니다. 그래서 눈을 비비고 추위에 떨면서 해넘이를 보고 해맞이를 합니다.
올해는 양의 해입니다. 양은 성격이 유순하며, 무리지어 평화롭게 사는 동물입니다. 대구경북 사람들,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양의 품성처럼 공동체 안에서 상생(相生)하는 을미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2015년은 대구경북의 명운(命運)을 좌우할 수 있는 해입니다. 우선 남부권 신공항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대구경북 등 남부권 주민들은 '하늘길'이 열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신공항 조성은 남부권 발전은 물론 국가균형 발전이란 대의명분이 있는 국가사업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정부는 정치적 셈법으로 이를 백지화했습니다. 신공항 건설은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박근혜정부의 공약으로 채택됐지만, 갈 길이 순탄하지 않습니다. 영남지역 5개 시'도가 의기투합해 신공항 건설에 딴죽을 거는 서울'수도권의 기득권과 싸워도 부족할 판에 부산은 딴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서병수 부산시장은 민자를 유치해 가덕도에 신공항을 조성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남부권 주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신공항 입지타당성 용역과 관련해 영남 5개 시'도의 합의가 우선이라며 한 발 빼고 있습니다. 마치 연극무대의 관객처럼 말이죠.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지역 국회의원들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신공항 건설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어뜨려야 합니다. 뱀처럼 지혜롭고, 사자처럼 용감하게 말이죠. 시'도민들도 이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격려와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올해 대구경북에서는 큰잔치가 벌어집니다. 4월 12일부터 6일간 개최되는 제7차 세계물포럼입니다. 세계물포럼은 '물의 올림픽'으로 불립니다. 국가 정상, 글로벌기업, 전문가 등이 참가해 물 산업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물포럼은 행사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대구경북을 지구촌에 알리는 좋은 기회입니다. 지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대구에 도시철도 3호선 시대가 열립니다. 3호선 개통이 시민 이동권을 강화하고, 낙후 지역의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또 도심 위를 가로지르는 모노레일은 대구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개통 전 안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또 '웅도 경북'의 새 시대가 열립니다. 경북도청이 49년간의 대구 산격동 시대를 마감하고 예천'안동에 새 둥지를 틉니다. 도청 이전은 낙후된 북부권을 포함해 경북이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도청을 보내는 대구로서는 섭섭하고 허전합니다. 하지만 도청이 떠난 빈자리는 대구에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터가 대구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술술 풀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상사 모든 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면 실현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란 게 있잖습니까. 대구경북의 저력과 뚝심이 빛을 발해야 합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가야 합니다. 벽이 가로 놓였으면 담쟁이처럼 벽에 착 달라붙어 '절망의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담쟁이는 연약하지만 넘지 못할 벽이 없습니다.
'길이란 무엇이던가? 없던 곳을 밟고 지나감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던가. 가시덤불을 개척함이 아니던가. 길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다.'
중국의 사상가 루쉰(魯迅'1881~1936)의 경구는 세월이 지나서도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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