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지역 경제 주요 이슈
오랜 불황으로 시민들은 어느 해보다 힘겨웠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한 해였지만 지역경제에는 희망이 싹튼 한 해이기도 했다. 대구가 창조경제의 수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고, 신서혁신도시에는 서울서 내려온 공공기관들이 둥지를 틀었다. 올 한 해 지역 경제의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대구, 삼성 창조경제 협약 체결
대구가 창조경제 수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대구시는 올해 9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기업이 연계한 전국 첫 사례였다. 협약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삼성의 투자 내용을 담았다. 벤처 창업 지원과 창조경제 공간 조성, 창의 인재 육성이 골자다. 삼성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 C랩 입주기업을 위해 멘토링 인력을 상주시키고,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구시와 함께 200억원의 청년벤처창업지원 펀드를 조성하고, 추가로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삼성벤처투자는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1월에 열린 제1회 '삼성벤처 파트너스 데이' 행사는 삼성의 투자를 받기 위해 몰려든 청년 벤처창업자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무엇보다 옛 제일모직 터의 개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이번 MOU의 가장 큰 소득이다. 삼성은 제일모직 부지에 900억원을 투자해 창업보육센터, 사무공간, 예술창작센터가 어우러진 '대구 창조경제단지'(4만1천930㎡)를 2016년 12월까지 조성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제일모직 터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북구 침산동 일대 아파트 값이 뛸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신서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순항
대구 신서혁신도시가 위용을 드러냈다. 대구 이전 공공기관 12개 중 9개가 이전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처음 이전한 한국감정원에 이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가스공사, 한국산업기술관리평가원, 신용보증기금 등이 올 들어 차례로 본사를 대구로 옮기고 업무를 시작했다. 내년에 중앙교육연수원,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장학재단이 옮겨오면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마무리된다.
이 중 한국가스공사와 신용보증기금은 12개 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가장 많은 900여 명의 직원이 내려온 한국가스공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공기업이다. 전국 각지에 생산기지를 두고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1987년 312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37조8천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직원 수 600여 명의 신용보증기금은 국내 최대의 중소기업 종합지원 기관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맡고 있다.
혁신도시는 대구의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된다.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상주 임직원 3천여 명에 연간 30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지 인구 유입 효과와 더불어 지역 청년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청마처럼 지칠 줄 모르는 대구 부동산
대구 부동산은 2014년 한 해 청마(靑馬)처럼 지치지 않고 달렸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부에선 내년 양(羊)의 해엔 부동산 열기가 온순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3법 통과 등 정책적 약발이 가격 조정을 더디게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1월 대비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현재 10.87%, 전세가격은 11.55% 상승했다.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곳 중 6곳, 전셋값 상위 10곳 중 4곳이 대구에서 나올 정도였다.
대구는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도 열기를 뿜었다. 전 주택형 1순위 마감 단지가 18곳에 달했으며 올해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3곳이 대구에서 분양된 단지였다.
지가 오름세가 뚜렷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대구의 토지가격 변동률은 2.55%로, 전국 평균(1.63%)에 비해 0.9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세종(4.17%), 제주(3.0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는데 지난 9월 이후에는 다소 주춤하는 세종시를 제치고 제주와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미분양 물량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 1천154가구였던 미분양 아파트는 매달 꾸준히 줄어 지난달 554가구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35개 단지 2만5천166가구가 신규 공급된 점을 감안하면 크게 급감한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 착공
신세계백화점이 올 2월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에 2016년 개점을 목표로 착공했다. 신세계백화점이 개점하면 대구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이른바 '빅3' 간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다. 여기에다 향토기업인 대구백화점도 창업 70주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만만찮은 내공을 뿜을 전망이다.
국내 최초 민자복합환승센터가 될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각종 문화시설을 포함해 KTX 동대구역과 대구도시철도,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 등이 한 곳에서 연결되는 초대형 교통 복합 시설을 품은 생활 문화 공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무엇보다도 현지 법인으로 출범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약 8천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고 개발 이후 직'간접고용을 합쳐 1만8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유발효과 2조4천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그동안 대구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던 동대구역 일대 신암동과 신천동 지역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2월 기공식에 참석했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신세계가 정말 오랜만에 대구에 진출을 하는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대구시와 신세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며 국내 최초의 민자개발 사업인 만큼 반드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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