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지도부의 상생 정치에 국민 기대 크다

입력 2014-12-27 07:38:37

최근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그리고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 6명이 만나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특위의 활동 기간 등 정치 일정을 합의했다. 26일에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를 열어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안한 10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또, 29일에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서울 광진갑)이 국회에서 정치권의 상생을 강조하는 '오늘, 대한민국의 내일을 생각한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는 그동안 여야가 민생은 외면한 채 정치 공세로 일관하거나,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두고 해를 넘기기 직전까지 날 선 공방을 주고받던 행태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사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내년도 예산안이 무난하게 처리되면서부터 국회를 비난하는 국민 여론이 다소 누그러졌다. 지역구를 우선하는 쪽지 예산 등은 여전했으나 오랜만에 여야 합의로 정해진 기일 안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분위기가 보기 좋았던 까닭이다. 이번 여야 지도부 6명이 합심하는 '3+3 협상'이 좋은 관행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희망이 그만큼 커졌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국회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조금씩이라도 바꿔가는 것은 일단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특히 여야 중진인 유승민, 김한길 의원의 토론회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유 의원은 "더 이상 진영 논리의 포로가 되지 않고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며 수렴과 합의를 이뤄가는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또 김 의원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이 보장되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인간화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말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정권 다툼과 당리당략에 따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그 어떤 것도 '국민을 위한 것'보다 앞에 놓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로 흠집이나 내고 발목 잡기에만 당력을 소모하던 여야가 협상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함께 추구하는 정치를 모색한다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오직 이런 모습을 보일 때만 정치와 국회가 설 자리가 있다. 성장과 복지가 함께하는 국가 전략 찾기에 머리를 맞대면서 적대적 공생 관계가 아닌 상생적 경쟁 관계로 나아갈 때 한국 정치의 내일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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