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본부 24시간 비상대기…월성 주변 해병대 외곽 순찰
원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예상됐던 성탄절.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전국 4개 원자력본부는 긴장 속에서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자료를 유출한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한 시한이 지났지만 사이버 공격이나 징후는 없었다. 산업부는 24일 자정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네 차례에 걸쳐 "원전에 이상이 없다"고 언론에 밝혔다.
한수원은 전날 서울 본사와 고리'월성'한빛'한울 등 4개 원전본부에 3개조로 비상상황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대기체제에 돌입했다. 경주 월성원전에서도 10명씩으로 구성한 상황반 3개조가 밤샘 비상근무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이버 테러 전문 보안기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월성원전에 상주하면서 보안 상황을 확인했으며, 월성원전 주변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할 군부대인 해병대가 외곽 순찰을 강화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23개며, 이 가운데 정기점검 등으로 20개가 가동 중이다. 한수원은 아직 이상 징후는 없지만 언제든 추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위험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상황반을 가동하며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각 원전은 사이버 공격 징후가 감지되면 비상상황 대응매뉴얼에 따라 방어절차에 돌입하며, 필요한 경우 가동을 자동 혹은 수동으로 정지하게 된다. 전력거래소는 일부 원전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예비전력이 1천만㎾ 이상으로 충분해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원전반대그룹은 이달 19일 "크리스마스부터 석 달 동안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며, 21일에는 응하지 않을 경우 "공개하지 않은 자료 10여 만 장을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원전반대그룹은 최근 다섯 차례에 걸쳐 총 85건의 원전 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다. 고리와 월성 원전의 도면과 최정안정성분석보고서, 안전점검 등에 필요한 원전 프로그램 구동화면, 한수원 임직원 연락처 등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들 자료가 유출돼서는 안 될 기술자산이지만 일반적 기술자료여서 원전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출된 자료의 양이나 유출 경위, 유출자의 실체 등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유출 자료를 공개할 때 사용한 인터넷프로토콜(IP) 접속기록이 북한과 인접한 중국 선양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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