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익숙한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마음이 따뜻한 성탄절

입력 2014-12-25 09:39:35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대구 중구 봉산동에서 산타 복장을 한 중구청 공무원들이 관내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나서며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대구 중구 봉산동에서 산타 복장을 한 중구청 공무원들이 관내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나서며 '메리 크리스마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키다리 산타…정체 숨긴 60대 남성 억대 기부, 3년동안 4억7,300여 만원 나눠

60대 남성이 올해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에 거액을 기부했다.

이 남성은 23일 공동모금회에 1억2천500여만원을 선뜻 내놨는데, 2012년부터 이어진 그의 기부금액은 4억7천300여만 원에 이른다.

23일 오후 5시 30분. 공동모금회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준비한 성금을 기부하고 싶으니 (자신이 있는) 횟집으로 와 줄 수 있느냐"고 했다. 김미정 공동모금회 팀장이 그곳에 달려가니 지인들과 함께 있던 그는 봉투를 꺼내 전한 뒤 술잔을 기울였다. 자신의 정체를 감춘 그는 이런 식으로 2012년부터 공동모금회에 큰돈을 기부하고 있다.

공동모금회 직원들은 그를 '기부 천사' '키다리 아저씨'라 부르고 있지만 기부금을 직접 전달받은 직원 외에는 그의 생김새조차 모른다.

그는 2012년 1월 공동모금회를 방문해 1억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12월엔 1억2천300여만원, 다음 해인 2013년 12월에는 1억2천400여만원을 전달했다.

그는 자신이 밝혀지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공동모금회 직원들조차도 60대의 남성,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선 무뚝뚝한 말투로 "잘 써달라"는 말을 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매년 큰돈을 기부해 그가 상당한 재산가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올해 그가 봉투 속에 넣은 쪽지에는 뜻밖의 메시지가 담겨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

1억원, 2천500여만원짜리 등 수표 2장과 함께 동봉된 쪽지에는 '내가 매달 500만원씩 적금을 넣어 모은 돈으로 (이 돈은) 나에게 소중하고 귀한 돈이다. 추운 겨울, 대구의 소외된 이웃들과 저소득 탈북자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쓰여 있었다.

김찬희 공동모금회 주임은 "그 마음이 너무도 커 감사의 인사라도 하면, 그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그저 악수나 한 번 하자 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아저씨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포근한 아버지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며 "귀하고 감사한 큰 뜻이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글로벌 산타…외국인 유학생들 연탄 배달봉사, 한국 기부문화 배움의 장 열려

(사)한국힐링문화연구원(이사장 김세호)은 24일 친경북네트워크 필 코리아 행사의 일환으로 '사랑이 모락모락 연탄기부 콘서트'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25일 경산시 정평동에서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연탄 배달봉사를 했다.

한국힐링문화연구원은 한국의 기부문화와 K-POP을 알리려는 취지로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챔버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버벌진트, 메이슨 더 소울, 406호 프로젝트 등이 출연했으며, '멘토-멘티 친구맺기'를 한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대학생 100명, 경산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 50명이 초대됐다.

콘서트에 참석한 외국 유학생과 한국 대학생들은 콘서트 수익금 등으로 25일 경산시 정평동에서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연탄 배달봉사를 했다.

한편 경상북도와 (사)한국힐링문화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영남대 국제글로벌교류센터에서 친경북네트워크 필 코리아의 시작을 알렸고, 외국 유학생들을 위해 24일 경주투어도 했다.

(사)한국힐링문화연구원 김세호 이사장은 "외국 유학생과 한국 대학생과 멘토-멘티 맺기를 통해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외국 유학생들이 장차 민간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친경북네트워크 필 코리아' 행사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기관장 산타…산타 변신 구미 기관·단체장들 복지시설 5곳 돌며 선물 전달

 

구미지역 기관'단체장들이 '깜짝 산타클로스'로 변신했다. 이들은 23'24일 방문 기관에 미리 알리지 않은 채 비밀리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릴레이 형식으로 사회복지시설 5곳을 돌며 250여 명의 어린이들과 노인들에게 200만원 상당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

올해 희망복지지원단을 통해 위기가구를 도운 후원 기관'단체장들이 '올겨울엔 당신이 산타'라는 희망메시지를 전하고, 모두가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자며 마련한 행사다.

23일 권오덕 경찰서장과 김민성 청년연합봉사단장이 산타클로스로 분장으로 성심요양원을 방문해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함께 캐럴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할머니는 권 서장의 손을 꼭 잡고는 "우리 아들처럼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4일은 남유진 시장과 강길진 금오라이온스 회장이 장애전담 사랑터어린이집을 찾아 장애아동들에게 케이크'과자'양말 등 선물을 전달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오후엔 김정숙 구미교육장과 노태운 노엘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대표가 장애인단기보호시설인 사랑의 쉼터를 방문했고, 이태형 구미소방서장과 박양미 미래로타리 회장은 비산신평지역아동센터를, 한덕기 구미세무서장과 이갑수 이마트구미점장은 율곡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했다. 한 후원 단체장은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어르신과 아이들을 보면서 나 자신도 행복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지속적인 참여와 후원을 하겠다"고 했다.

남유진 시장은 "소외된 이웃과의 나눔 행사에 함께한 기관 단체장과 후원기관 단체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구미 정창구 기자 jungcg@msnet.co.kr

◇일상 속 산타…복지사각지대 돕는 권오흠 씨, 연탄 1만장 상당의 성금 쾌척

"성탄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영천에서 건설업을 하는 권오흠(56) 씨가 복지 사각지대의 위기가구를 돕기 위해 쌀, 연탄 등을 잇따라 기탁해 주위의 칭송을 받고 있다. 권 씨는 26일 영천시민회관 앞에서 열리는 '2015 이웃돕기 성금모금 범시민 사랑나눔의 날' 행사 때 연탄 1만 장 상당의 성금 5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권 씨는 지난 추석에도 햅쌀 20㎏짜리 250포(1천350만원 상당)을 소외된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영천의 '징검다리 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집수리'도배'장판교체 등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쳐왔다. 권 씨는 "도어록 공장의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자동차 부품업을 하며 수차례 부도를 맞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마라톤 상금 기부 장성연 씨, 30여 차례 달려 100만원 적립

울진군청 안전재난건설과 장성연(38) 씨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마라토너'다. 올해 30여 차례 출전한 전국마라톤대회에서 받은 시상금 중 일부를 꼬박꼬박 적립한 100만원을 울진군 근남면사무소에 이웃돕기성금으로 23일 전달했다. 6년째 계속되는 선행이다.

장 씨는 매일신문사 주최로 지난달 경산에서 열린 '제1회 대학인마라톤축제' 때 남자부 10㎞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경주 동아국제마라톤 10㎞ 우승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는 아마추어 최고 선수로 꼽힌다. 장 씨는 "저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주변의 불우이웃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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