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기술자들/상의원/숲속으로

입력 2014-12-25 07:24:58

기술자들
기술자들
상의원
상의원
숲속에서
숲속에서

◇'기술자들'

2014년 떠오르는 스타 김우빈을 내세운 케이퍼 무비. 케이퍼 무비는 2012년에 1천만 관객을 끌어들인 '도둑들' 같은 영화를 지칭한다. 도둑들이 합심하여 무언가를 강탈하는 장면을 꼼꼼하게 보여주는데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도둑질 이후의 상황을 흥미진진한 액션장면과 함께 묘사한다. 최근 케이퍼 무비들을 화려한 캐스팅을 특징으로 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스타 군단을 만난다는 설렘을 일으킨다. 뛰어난 두뇌의 금고털이이자 작전의 설계는 물론 모든 위조에 능한 멀티플레이어 지혁(김우빈)은 절친한 형이자 인력 조달 전문 바람잡이 구인(고창석)과 함께 어떤 보안 시스템도 순식간에 뚫어버리는 업계 최연소 해커 종배(이현우)와 손잡고 기막힌 솜씨로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보석상을 털며 순식간에 업계에 이름을 날린다. 이들을 눈여겨본 재계의 검은손 조 사장(김영철)은 자신이 벌일 큰 판에 지혁 일당을 끌어들인다. 조 사장이 설계한 작전은 동북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인천세관에 숨겨진 고위층의 검은돈 1천500억원이다. 지혁 일당은 단 40분 안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상의원'

신년 휴가철을 겨냥한 사극.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공간인 상의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한복의 세계가 펼쳐진다. 세련된 영상미와 의상의 향연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옷에 대한 철학을 표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은 이제 6개월만 채우면 곧 양반이 된다. 어느 날 왕(유연석)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그녀의 시종들은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게 된다.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고수)은 급하게 옷 짓는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의 청으로 입궐하여 하루 만에 완벽하게 왕의 옷을 지어 올린다. 돌석은 공진을 신뢰하게 되지만 그의 천재성에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노력파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장안의 화제가 되는 천재의 대결이 영화의 주요 갈등구조를 형성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투심에 초점을 두어 화려한 상의원에 짙게 깔린 어두운 인간 내면을 대비시킨다.

◇'숲속으로'

원작은 198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며 일약 명품 뮤지컬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이 동명 뮤지컬을 디즈니가 영화로 완성시켰다.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시카고'로 뮤지컬 영화에서 빼어난 역량을 보여준 롭 마샬 감독이 연출을 맡아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신데렐라, 빨강망토 소녀, 라푼젤, 잭과 콩나무의 잭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의 주인공들이 숲에서 한데 만난다. 새로운 현대적인 캐릭터가 된 이들은 기존 동화 스토리를 비틀어 서로 얽히고설킨다. 아이만을 간절히 원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베이커 부부(에밀리 블런트, 제임스 코든)에게 마녀(메릴 스트립)는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준다. 베이커 부부는 피처럼 붉은 망토, 우유처럼 하얀 소, 옥수수처럼 노란 머리카락, 그리고 순금처럼 빛나는 구두를 단 3일 안에 찾아야만 한다. 화려한 비주얼과 아름다운 음악이 가족애, 인간의 탐욕, 용서와 상실의 드라마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정민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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