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로 A∼E 5개 등급 국가장학금·대출 전면 제한, 공정성 의문
교육부는 23일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대학 구조개혁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입학정원을 감축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대학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평가란?
대학 구조개혁평가의 골자는 '등급 매기기'이다. 교육부는 일반대학은 단계평가, 전문대학은 단일평가를 통해 A~E 5개 등급을 매긴다. 하위 D, E 등급의 대학엔 정부 재정지원 사업 참여를 제한한다. 강제적인 정원 감축 대신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지난 1월 교육부는 오는 2023년까지 모두 16만 명의 입학정원을 줄이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9월과 11월 두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이날 평가지표를 공개했다. 내년 3월 말까지 각 대학의 자체평가를 실시하며, 서면'현장평가를 거쳐 8월 중 최종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조개혁 평가지표는 일반대학 18개, 전문대학 16개이다. 4년제 대학의 경우 1단계에서 ▷교육여건(전임교원 확보율'교사 확보율'교육비 환원율) ▷학사관리(수업관리'학생평가) ▷학생지원(학생 학습역량 지원'진로 및 심리 상담 지원'장학금 지원' 취업창업지원) ▷교육성과(학생 충원율'졸업생 취업률'교육수요자 만족도 관리) 등 핵심 항목의 12개 정량'정성지표로 상위 A, B, C 3개 등급을 거른다.
하위 2개 등급은 ▷교육과정(20점) ▷특성화 전략(10점) ▷중장기 발전계획(10점) 등 추가 3개 항목 6개 지표를 적용해 평가한 뒤 D, E 등급을 결정한다.
전문대학은 16개 평가지표로 단일 평가한다. 4년제 대학의 1단계 핵심지표 12개에 전문대학 특성에 맞게 4개 지표를 추가한다.
내년 8월 교육부 최종 발표에서 하위 D, E 등급을 받는 대학들은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뒤처진다. D등급은 '국가장학금Ⅱ'를 지원받지 못하고 2016학년도 학자금 최소대출 대학으로 지정된다. E등급은 2016학년도 학자금 대출을 전면 제한받는다.
◆수도권-지방 양극화 우려
입학정원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평가는 지방대 몰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 수도권 대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평가지표가 열악한 지방대가 하위 등급에 일방적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구조조정 대상은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학이, 수도권보다 지방 사립대학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대학 서열화는 더욱 고착화되고 서울'수도권과 지방으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의 대학들은 평가지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도권과 지방대학에 같은 평가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물적'인적 자원의 '인 서울'(In Seoul) 현실에서 지방대는 신입생 모집률,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 모든 대학 평가 지표에서 수도권 대학에 밀릴 수밖에 없다. 교육의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 하고 있는 마당에 동일 평가 기준에 의한 대학 구조조정 방식은 열악한 지방대, 특히 군소 사립대에 불리하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일부 평가지표에 ▷국'공'사립 ▷수도권과 지방 ▷대학 소재 권역별 구분 평가를 도입했지만, 지역 대학가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순진 대구대 기획처장은 "정부는 지방대 육성을 통한 지역발전과 국토균형발전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이번 평가지표에서도 지방대 육성을 위한 정책적 고려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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